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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카드·손보 등 금융계열사 매각 공개… 왜

①프라이빗 딜 실패하자 공개매각 전환

②중간금융지주 시간벌기?

③알짜 캐피탈도 매각 대상 포함되나





롯데그룹이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매각을 공식화했다. 지주사체제로 전환한 롯데그룹은 공정거래법에 따라 내년 10월까지 금융계열사 매각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원칙은 있었지만 공식화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매각 시한을 정해놓은 상태에서 가격이 떨어지는 것을 막는 한편 정부에는 매각의사를 분명히 밝힌 셈이다.

①프라이빗 딜 실패하자 공개매각 전환 =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카드·롯데손해보험의 매각 주관사인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이날 인수 후보자에 투자안내문(티저 레터)을 발송해 인수합병(M&A) 의사를 타진했다. 개별 접촉한 인수자들이 고개를 가로젓는 상황에서 급하게 공개매각으로 전환했다.

롯데그룹은 최근 하나금융지주에 카드+손보를 묶은 패키지딜을 제시하는 등 주요 금융사에 개별적으로 매각을 타진했다. 그러나 카드업은 수수료 인하 리스크로 사양산업이 돼 매력이 크게 떨어진다. 더구나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 유통망이 보유한 고객정보데이터가 핵심인데 이미 롯데는 L포인트를 관리하는 롯데멤버스를 롯데카드에서 분리한 상태여서 하나금융이 굳이 탐을 낼 이유가 없다. 손해보험 역시 시장점유율 3.1%에다 업계 9위로 규모가 작아 독자 매각이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IFRS17 도입 등에 따른 자본확충 부담에다 비슷한 규모의 매물이 1~2년내 시장에 쏟아질 가능성이 크고, 롯데손보가 내부 계열사 영업이 많다는 점은 M&A 매력을 떨어뜨린다. 인수후보들은 내년 10월까지 ‘강제 매각’을 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가격이 더 떨어지길 기다리는 입장이다. 금융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카드 업권 분위기상 가격이 정말 싸지 않다면 주주가 동의해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적극적으로 인수자들이 달려들 상황이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②중간금융지주 시간벌기? =지난해 10월 롯데지주가 출범하면서 이봉철 롯데지주 CFO(최고재무책임자) 사장은 “매각과 계열사의 지분 인수를 모두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롯데그룹도 롯데물산이나 롯데케미칼, 롯데호텔 등 지주회사 체제 내에 포함되지 않은 계열사와의 지분 교환 등을 검토하기도 했다. 하지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구속됐다가 풀려나면서 롯데호텔 지배 아래 있는 계열사까지 지주회사 체제로의 편입이 기정사실이 됐다. 최근 롯데케미칼이 롯데지주의 자회사로 편입된 것이 그 시작이다. 롯데그룹 한 관계자는 “궁극적으로는 롯데호텔 계열까지 지주사 체제에 포함해야 하기에 지주회사 체제 밖의 계열사와의 지분 교환은 진정한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현재 상황에서 매각이 쉽지는 않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내년 10월까지라는 데드라인이 있어 외부 매각시 가격 협상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금융지주 외에 외국계 자본이나 사모펀드 등이 나설 가능성도 있지만 카드, 보험업의 성장성을 고려하면 여건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공개매각 선언을 함으로써 매각에 차질을 빚더라도 일정 기간 유예를 받거나 중간금융지주 체제를 만들기 위한 명분을 갖추려는 움직임이라는 해석도 있다. 김창권 롯데카드 대표와 김현수 롯데손보 대표는 이날 임직원들에게 글을 보내 “법적 규제를 준수하기 위한 정말 어려운 결정”이라며 “최적의 인수자를 찾아 고용안정과 처우보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③알짜 캐피탈도 매각 대상 포함되나= 금융계열사 가운데 실적이 가장 좋은 롯데캐피탈은 이번 공개매각서 제외됐다. 롯데측은 캐피탈의 외부 매각 여부는 아직 검토 중이라고 밝혔지만, 카드·손보에 비해 실적이 나기 때문에 어떻게 든 매각을 않는 방안을 고민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롯데캐피탈의 당기순이익은 2015년 871억원에서 2017년 1,175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일본 주주들이 많다는 점도 이유로 보인다. 금융권에서는 알짜로 분류되는 롯데캐피탈이 시장에 나오면 언제든 제 값을 주고 인수할 금융사가 많다고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대처럼 자동차베이스도 아니면서 수익 창출력을 갖춘 리테일 회사”라며 “캐피탈 만큼은 다른 계열사로 편입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만약 롯데가 카드, 캐피탈, 손보를 묶어 패키지로 매각에 나설 경우 속도를 낼 가능성이 있으면서도 매각가가 약 2조원대로 예상돼 덩치가 커지는 측면이 있다. /황정원·박성호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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