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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이벤트 앞두고 숨죽인 증시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 커지고

무역분쟁 등 대외변수따라 게걸음

외국인·기관 등 관망세 이어질듯

김정은 답방 등 남북관계 호전땐

경협주 중심 강세로 활기 기대도





증시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은 가운데 이번주부터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표결, 유럽중앙은행(ECB) 회의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 굵직한 이벤트가 예고돼 있다. 대체로 증시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면서 지난달 한때 15포인트대까지 내려갔던 코스피200 변동성지수도 다시 18포인트대까지 올라선 상태다. 당분간 투자자들의 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다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답방 등 남북 관계 진전에 따라 국내 증시가 조금이라도 활기를 되찾을 가능성도 기대된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스피지수는 1%, 코스닥지수는 1.49% 하락했다. 주도업종도, 뚜렷한 방향성도 없이 미국 증시의 움직임과 무역분쟁 등 대외 변수에 따라 게걸음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외국인·기관투자자 등 큰 손들도 매수와 매도를 반복하며 증시를 관망하는 분위기다.

글로벌 증시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국 이벤트가 예고돼 관망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오는 11일(현지시간)에는 영국 의회가 브렉시트 합의안을 하원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합의안이 가결되면 영국은 브렉시트를 위한 제반 절차를 진행하게 되지만 부결되면 브렉시트가 취소되거나 ‘노 딜(No deal) 브렉시트’가 추진될 수도 있다. 노 딜 브렉시트는 EU와의 합의 없는 탈퇴로 전문가들은 이 경우 1년 넘게 영국 경제가 침체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현재 시장에서는 영국 하원이 브렉시트 합의안을 부결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부결되면 협상 연장, 내각 재구성, 불신임 투표, 2차 국민투표, 조기 총선 등 여러 가지 가능성이 열리기 때문에 전세계 증시의 불확실성이 커질 공산이 크다.

이어 13일에는 ECB의 통화정책회의가 예정돼 있다. 금리인상 속도와 내년 전망 등을 확인하는 자리로 만일 금리 인상에 유예적인 태도가 재차 나타난다면 증시에서는 역시 정책 불확실성으로 간주, 달러 강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모두 한국 증시에 리스크 요인인 셈이다.



19일에는 미국에서 FOMC가 열린다.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인 가운데 예상을 뒤집고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 경우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살아나면서 증시가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금리인상을 단행할 경우 위험자산에는 부담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리스크 요인이 산적한 가운데 국내 증시는 기업 실적, 경제 지표 등 기대를 걸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나마 기대를 걸어볼 만한 호재는 남북 관련 소식이다. 이번달 김정은 답방과 북미 실무회담이 성사되면 내년 1월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남북 경협주가 재차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이미 지난 7일부터 철도 테마주, 토목·건설주, 개성공단주 등이 들썩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변수가 많은 만큼 신중하게 접근할 것을 조언한다. 문동열 삼성증권 연구원은 “대외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국내 경제지표·기업실적에도 기대를 걸기가 어려운 상황인 만큼 경기방어주, 가치주를 중심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연구원은 5세대(5G) 이동통신 덕분에 이익 개선이 기대되는 통신업종, 실적 턴어라운드가 예상되는 조선업종, 낙폭과대 업종인 철강, 배당수익률이 4%대로 높은 에너지·은행 업종 등을 제시했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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