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현재 부모님은 예금을 2,000만원 정도 보유하고 있는 것 외에 특별한 금융자산 없이 시세 2억 5,000만원 정도인 경기도권 아파트에서 거주하고 계시며, 고정 수입은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을 합쳐 100만원 정도입니다. 매달 고정 지출은 보험료와 아파트 관리비 등을 포함해 180만원 정도입니다. 현재는 아버님이 아파트에서 단기직으로 일하며 매달 100만원 정도를 벌고 있는데 언제까지 일을 계속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인 상황입니다. 부모님 노후에 대한 자금 설계와 더불어 노후를 위해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A. 우리나라는 주요국과의 인구 고령화 속도를 비교해 봐도 사상 유례없는 급격한 고령화를 겪고 있다. 2018년 총 인구 중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이 14%(고령사회)이상으로 진입했고 고령화사회(7%)에서 고령사회로 진입하는데 18년이 소요됐다. 이 과정을 프랑스는 115년, 일본이 24년 소요된 것에 비해 얼마나 급격한 변화인지 충분히 인지할 수 있다. 대분분의 사람들이 알고는 있지만 막상 급격한 고령화에 대한 준비가 미흡한 것이 큰 문제이다.
현실적인 문제는 노인 빈곤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약 4배 정도인 47.7% 정도라는 점이다. 이는 현재 부모님 세대의 경제적 취약성을 심각하게 보여주고 있다.
현재 의뢰인 아버님은 건강상 문제가 없어 당분간 일을 하시게 된다면 당장에는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고 또한 일자리 확보가 쉽지 않을 수 있다.
해법을 생각해 보자면 우선 금융자산의 경우 수익률 리모델링이 필요하다. 금리는 물론 이자소득세 등을 따져 실질적인 수익성을 따져본 뒤 특판 정기예금이나 비과세 상품으로 갈아타는 게 유리하다. 노후에는 안정성이 중요하므로 고위험 상품에 대한 투자는 신중한 편이 좋다.
다음 대안으로 지금 거주하고 있는 주택을 통해 주택연금 신청을 권유한다. 현재 거주 주택의 가격이 높다면 처분 후 주택 규모를 줄이는 방안을 고려해 볼만 하지만 이 경우에는 고정 수입을 챙기는 편이 낫다고 판단된다. 주택연금은 현재 주택에 거주하면서 부모 생존시 연금을 수령하고 사후 정산되는 제도로서 집을 소유하고 계시지만 소득이 부족한 어르신들이 평생 또는 일정기간 동안 안정적인 수입을 얻으실 수 있도록 집을 담보로 맡기고 자기 집에 살면서 매달 국가가 보증하는 연금을 받는 제도이다.
가입요건은 부부 중 1명이 만 60세 이상이면 되고 부부기준 9억원 이하 주택 소유자이면 가능하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주택금융공사를 통해 확인이 필요하다. 주택가격이 위와 같다면 70세일 경우 주택연금으로 수령 가능한 예상금액은 75만원 정도이다. 주택연금으로 수령하는 금액은 당분간 저축해 두는 것을 권한다. 일을 못하게 될 미래를 대비해 두는 것이 현명해 보인다. 두 번째 해법은 자녀들이 부모를 위해 부담이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도움이 필요하다. 갑작스러운 병원비가 필요할 수도 있어 예비자금으로 월 10만원 정도 추가 입금(입출식 통장)을 추천한다. 이 부분은 자녀들이 조금씩 모아서 부모님 예비자금으로 적립해 둔다면 비상시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노후는 누구도 피할 수 없다. 젊었을 때 연금성 자산과 민간보험 등을 다양하게 준비해 둔다면 장수 리스크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 보험은 개인의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노년기에 그 고마움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부담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단기적 관점보다 장기적 관점으로 고려해야 한다. 특히 장수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므로 노년기에 병원비로 어렵게 모은 자산을 소진할 위험을 줄여 주는 것이 현명해 보인다. 이와 더불어 육체적 또는 정신적 건강이 중요하므로 평상시 운동과 더불어 정신건강을 위한 다양한 활동과 여가활동을 통해 의미 있는 인생 후반기를 준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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