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는 약 3개월마다 새로운 디자인의 슈즈를 내놓습니다. 창작의 고통은 따르지만 데일리 신발 시장을 연 선두 주자로서 짊어지고 갈 의무라고 생각해요.”
윤홍미(사진·35) 레이크넨 대표는 9일 서울 성수동 본사 편집숍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대표 겸 디자이너로서 자신의 경영 철학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윤 대표는 “계절이 바뀔 때마다 시제품을 50~60개 정도 구상하고 출시한다”며 “현대적이면서도 우아한 느낌의 레이크넨 고유의 가치를 유지하면서도 고객의 반응을 반영해 조금씩 디자인에 변화를 주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의류 대기업에서 디자이너로 일하다 2010년 레이크넨을 창업했다. 어느 외출복에도 무리 없이 어울리는 데일리 구두를 콘셉트로 하면서 굽이나 소재에 변화를 줘 레이크넨만의 특별함을 추구해왔다. 윤 대표는 “창업을 할 당시만 해도 20~30대 여성이 신을 만한 심플하면서도 캐주얼한 슈즈 브랜드가 없었다”면서 “여성용 구두는 대개가 정장과 같은 격식 있는 옷에 어울리는 제품들 위주여서 젊은 여성들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이 좁았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화려하지 않아도 정장에도 신을 수 있고, 청바지에도 어울리는 구두 브랜드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대학에서 패션디자인을 전공했고 대기업에서도 종합 패션 관련 일을 했지만 평소 가방이나 신발, 벨트와 같은 패션 액세서리에 관심이 많아 자연스럽게 창업으로 이어진 것 같다”며 웃어 보였다.
당시 디자이너 사관학교로 불렸던 패션 대기업에서의 근무 경력은 레이크넨을 경영하는 데 큰 힘이 됐다. 그는 “패션 대기업에 취업한 후 운 좋게도 정보실과 연구개발팀 소속으로 일하면서 세계 패션 트렌드를 분석하고 회사의 디자인 방향을 기획하는 작업을 가까이서 경험할 수 있었다”며 “창업을 한 후 시장 트렌드를 읽고 제품을 개발하는데 당시의 경험이 큰 자신이 됐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해외 고객을 위한 상품 소개와 구매가 가능한 해외 쇼핑몰이 필요하다고 판단, 지난 2016년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에 영문 쇼핑몰을 열었다. 입소문이 나면서 현재 미국·영국·프랑스·일본·중국·호주 등 20여개국의 편집숍을 통해서도 수출하고 있다. 최근 3년간 수출이 매년 70% 이상 고속 성장을 자랑하고 있으며, 전체 매출 중 해외 비중도 70%를 넘는다. 윤 대표는 “평소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SNS)에 제품 사진을 찍어서 올려놓고 했는데, 해외의 유명한 인스타그래머가 레이크넨의 슈즈를 신은 사진을 올린 이후 해외 고객들이 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표는 최근 성수동에 레이크넨의 세컨 브랜드인 ‘미에르’를 론칭하며 두 번째 편집숍을 열었다. 레이크넨 브랜드가 해외 소비자 공략을 위해 특별한 매력을 강조하며 고가 제품으로 분류된다면 ‘미에르’는 좀 더 베이직한 제품으로 가격대를 낮췄다. 윤 대표는 “레이크넨이 2010년 첫 제품 출시 후 다양한 디자인으로 고객의 만족을 이끌어 냈다면 ‘미에르’는 좀 더 편한 대중적인 브랜드로 국내 젊은 여성들을 타깃으로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서민우기자 ingagh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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