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한국기업평가(034950)는 여의도에서 열린 ‘2019년 산업 신용전망’ 기자간담회에서 전체 20개 산업 중 내년 사업환경이 우호적으로 전망되는 업종은 한 곳도 없다고 발표했다. 조원무 한국기업평가 전문 연구위원은 “지난해 올해 사업환경을 우호적으로 전망했던 반도체·석유화학·정유 업종이 내년 ‘중립’으로 돌아섰다”며 “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꺾일 것으로 보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와 비교해 개선될 여지도 거의 없다”고 분석했다. 한국기업평가가 제시하는 내년 사업환경에서 반도체·제약·통신서비스 등이 ‘중립’을, 건설,철강, 시멘트·레미콘, 조선, 자동차, 소매유통, 디스플레이, 해운 등은 ‘비우호’ 평가를 받았다.
내년 실적에서 상승이 기대되는 업종은 호텔·면세가 유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조 연구위원은 “실적 방향에서 ‘개선’ 평가를 받은 업종은 호텔·면세가 유일한데 중국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문제 개선, 한반도 평화 이슈 때문”이라며 “나머지 업종의 기업이익은 올해와 유사하거나 꺾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한국 경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반도체 업종은 내년 상저하고 전망을 받고 있다. 배영찬 한국기업평가 평가1실장은 “최근 반도체 유통업체들이 공급 확대 우려에 재고를 줄이면서 반도체 가격이 떨어졌다”며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미국 마이크론 등 생산업체들도 투자를 줄이면서 물량을 조절하고 있기 때문에 내년 하반기부터 수요가 살아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 둔화 피해를 많이 받아 내년 신용등급 하락까지 우려되는 산업은 자동차·디스플레이·카드 등이라는 평가다. 조 위원은 “현대·기아차(000270)를 비롯한 자동차 업종의 경우 올해 실적이 워낙 안 좋았기 때문에 내년 더 나빠질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중국·미국 시장에서의 입지 회복이 관건인데 최악의 경우 신용 등급 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카드 업종의 경우 금융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수수료 인하 정책으로 실적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평가다. 김정현 한국기업평가 전문 연구위원은 “카드업종은 내년 수수료 개편 등 규제 이슈와 경기 부진, 금리 상승 등으로 사업환경·실적방향·등급전망에서 모두 최하위 평가를 받았다”며 “산업 전반에서 수익기반 약화와 실적 저하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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