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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화설비 경력 30년' 문홍찬 다성메카텍 대표 "820g 초경량 소화기, 해경·산업체 등 불티"

플라스틱 활용한 '애니웨어'

질소 압축기술 특허도 받아





“가정용 소화기 무게가 5.9kg입니다. 주부는 물론이고 아이들도 소화기를 제대로 쓰기 어렵죠. 산업·군사현장에서도 일반 소화기를 활용하긴 힘듭니다. ‘몸에 지닐 수 있는’ 소화기를 만든다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문홍찬(58·사진) 다성메카텍 대표는 12일 인천 남동공단에 위치한 자사 공장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산업체는 물론이고 해양경찰청, 산림청, 교육청 등 정부기관에서도 납품 제의를 받아 고무적이라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표가 개발한 소화기의 이름은 ‘애니웨어(Anywhere) 소화기’다. 이름 그대로 ‘어디서든’ 쓸 수 있도록 기동성을 높인 게 특징이다. 일반 금속 소화기와 달리 플라스틱을 활용했다. 이를 통해 무게를 820g까지 줄였다. 조끼와 가방에 달고 다닐 수 있어 산업 현장이나 선박, 산악 지역에서도 편하게 쓸 수도 있다.



성능에도 신경을 썼다. 문 대표의 사무실에 들어서면 오른편에 수식으로 빽빽한 칠판이 나온다. 일정 질소량에서 분출할 수 있는 물의 부피를 계산한 식들이다. 소화기 무게를 최소화하면서도 물을 최대한 내뿜을 수 있는 ‘최적점’을 연구한 것이다. 이를 통해 질소를 2g으로 압축해 1.61ℓ의 수량을 분출할 수 있도록 했다. 안정성도 잡았다. 문 대표는 “다른 소화기는 압력을 통해 분출하는데 이 제품은 적은 질소량으로 부피를 키워 밖으로 물을 분출하는 식”이라며 “이러다 보니 압력으로 소화기가 폭발할 위험도 줄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개발엔 1년 반이 걸렸지만 성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지난 4월 질소 압축기술로 특허를 받았으며 5월엔 벤처기업인증도 받았다. 해경, 산림청, 교육청 등 정부기관과 납품 계약을 진행하는 건 물론이고 산업 현장에서도 4,000여 개의 예약이 들어왔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수출역량사업에 선정돼 무상으로 미국 아마존 납품 등록을 진행하기도 했다. 문 대표는 “지난 6월 인천에서 열린 ‘국제 해양·안전대전’에선 해경청장이 직접 관심을 보였다”며 “플라스틱 재질 안정성과 관련해 심사가 완료되면 내년 2~3월에는 본격적으로 납품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가 애니웨어 소화기를 개발한 데엔 주변 환경이 한몫했다. 그는 지난 1986년부터 남동공단에서 컨베이어 벨트와 승강기 등을 개발해온 기술자다. 그는 “용접 현장에선 화기감시자가 한 명씩 꼭 따라 다니지만 화기감시자가 일일이 용접공을 챙기긴 힘들다”면서 “몸에 지닐 수 있는 소화기를 개발하면 화재를 줄일 수 있겠다고 생각해 제품을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인천=심우일기자 vit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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