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남 DS부문장(부회장)은 슈퍼 사이클 둔화 등에 따른 위기 대응을 주문했다. D램이 11월까지 두 달 연속 빠진 데서 보듯 메모리 공급 과잉 우려는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특히 인공지능(AI)·전장 등이 새 수요처로 부상한다지만 모바일향 부진에 서버 투자도 꺾이면서 비빌 언덕이 마땅치 않다는 우려가 쏟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경영지원실을 신설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재계의 한 임원은 “내년 D램 시장이 올해보다 1%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IC인사이츠)이 나왔고 무역분쟁의 불똥이 튈 가능성도 있다”며 “메모리 생산라인의 탄력운영을 비롯해 파운드리·시스템LSI 육성 방안 등도 논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DS 회의가 하루 더 일정이 잡힌 것도 예사롭지 않다”며 “전체 영업이익의 80%에 육박하는 반도체의 위기감이 나타난 것”이라고 짚었다.
중국 톈진 공장의 가동 중단, 올 4·4분기 애플(19.7%, 트렌드포스)에 이어 점유율 2위(19.6%) 전망 등으로 어수선한 IM 사업부는 반전 마련에 주력했다. 특히 내년 갤럭시 스마트폰 10주년 기념작으로 출시 예정인 ‘갤럭시S10’ 시리즈와 폴더블폰의 마케팅 전략 등을 다뤘다. CE는 코앞으로 다가온 ‘CES 2019’ 준비 상황과 신제품 출시 계획 등을 점검한다. “삼성은 1등이지만 생활 가전은 아니다”라는 경각심을 고취하는 목소리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전통 가전인 세탁기·냉장고도 미국·유럽 등 시장별로 삼성의 위상에 적지 않은 차이가 난다”며 “특히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빌트인 시장에서 성과를 못 내면 정체 국면 돌파는 어렵다는 내부 쓴소리가 많았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이 부회장은 관례대로 이날 회의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재계의 한 임원은 “이 부회장의 직접 참석 여부와는 별개로 경영 관련 화두는 요로를 통해 제시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상훈·신희철기자 s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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