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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1인 가구·만족추구형 소비 잡아라

상의, 소비트렌드 변화 보고서

독신 등 1인 가구를 겨냥해 편의점에 진열된 각종 간편식 제품들. /서울경제DB




지난해 우리나라 60세 이상 인구가 1,000만명을 넘고, 1인가구 비율이 30%에 육박한 가운데 인구변화에 따른 소비시장 변화를 예측한 보고서가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3일 발표한 ‘인구변화에 따른 소비시장 신풍경과 대응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인구변화가 가져올 소비시장 트렌드로 △노인 시장 확대 △나홀로 소비 증가 △가치소비 확산 등이 꼽혔다.

‘어르신 시장이 열린다’는 대한상의가 꼽은 첫 번째 변화다. 지난해 우리나라 60세 이상 은퇴연령 인구가 처음으로 1,000만명을 넘어 1,042만명을 기록했다. 2000년에 비해 두 배 수준이다. 이들은 구매력을 갖췄고 온라인쇼핑에도 능하다는 점이 과거 노인 세대와 다르다고 상의는 평가했다.

일본 사례를 살펴보면 고령자들이 의료·간병산업 등 전통적 소비뿐 아니라 은퇴 전 현역시절과 비슷한 소비행태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고령층 수의 증가와 인생관·가치관 변화, 풍부한 구매력 등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일본은 70세 이상 고령층이 가계 금융자산의 60% 넘게 보유하고 있다는 조사도 있다.



가족소비가 나 홀로 소비로 바뀌고 있는 점도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지난 2000년 15.5%에 불과했던 1인 가구 비율이 지난해 28.6%로 늘었다. 대규모 점포에서 대량으로 구매하는 식의 전통적 가족소비가 외식과 조리 식품을 선호하는 나홀로 소비로 대체되고 있다. 상의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가격이 중요한 선택기준이 되고, 독신 세대의 생활 패턴을 반영한 편의점 간편식 같은 아이템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봤다. 일본의 경우도 1인 가구 비율이 2000년 27.6%에서 최근 34.5%까지 늘면서 가족소비가 주로 이뤄지는 대형소매점 매출은 줄고 편의점 매출은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가치소비로 만족 추구형 소비도 눈에 띈다. ‘소확행(작지만 확실하게 실현가능한 행복)’, ‘가심비(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을 추구하는 소비)’와 같은 신조어에서 보듯 남들 하는 대로 따라하는 소비를 거부하고 나만의 만족을 추구하는 트렌드가 확산 되고 있다는 것이다. 작은 사치 관련 시장이 확대되고, 물건을 소유하기보다는 경험 가치를 중시하는 소비행태도 늘어날 전망이다.

상의는 노인에 맞춰 상품을 진열하고 응대하는 것은 물론 찾아가는 서비스도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 일본의 세븐일레븐은 소형트럭이 집앞까지 방문하는 이동판매서비스를 하고 있고, 세이코마트는 고령자들이 한곳에서 편하게 쇼핑할 수 있도록 만물상 형태의 매장을 기획해 성과를 냈다고 소개했다. 또 ‘1인분 시장’에 주목해 심야 영업 전략 등 새로운 전략을 짜는 한편 ‘가치와 감성’으로 고객을 잡기 위해 상품 판매 과정에서 체험·경험을 녹이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영수 한양대 글로벌경제학과 교수는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인구구조 변화로 소비시장의 패러다임 변화가 빨라지고 있다”면서 “인구변화를 위기가 아닌 기회로 삼으려면 기업들도 소비패턴 변화에 선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훈기자 s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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