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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텀점프 수준 성과내라" 군기잡기 나선 손태승

영업추진지점장 신설 조직개편

지주 전환 앞두고 현장영업 강조

손태승 우리은행장 겸 우리금융지주 회장 내정자




손태승 우리은행장 겸 우리금융지주 회장 내정자가 임원들에게 “퀀텀점프 수준의 성과를 창출하라”고 압박하고 나섰다. 내년 초 금융지주 전환을 앞두고 형식만 지주체계가 아니라 실적도 비약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는 것을 강하게 주문한 것이다. 퀀텀점프는 물리학 용어지만 경제 분야에서는 사업구조나 사업방식 등의 혁신을 통해 계단을 뛰어오르듯 단기간에 비약적으로 실적이 호전되는 것을 의미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손 행장은 최근 내년 사업계획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퀀텀점프’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경영환경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통적인 영업방식을 고수해서는 힘들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손 행장은 올해 상대적으로 실적이 부진했던 중소기업의 영업 강화를 위해 영업추진지점장을 신설하는 등 조직에 변화를 줬다. 현장 영업을 강화하는 시스템도 새롭게 구축했다. 글로벌 부문에서 잔뼈가 굵은 손 행장이 영업 부문을 강화해 퀀텀점프를 위한 2개 엔진을 장착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우리은행은 조직개편과 함께 25개 영업본부에 34명의 영업추진지점장을 배치했다. 영업추진지점장은 기존 지점장급의 우수 영업력을 인정받은 영업 베테랑들로 선발했다. 우리은행 고위관계자는 “중소기업 신규 고객을 발굴하고 마케팅 지원, 영업우수 사례 전파 등 영업 노하우를 전수해 중기 영업력을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현장의 PB영업 지원을 위해 올해 신설한 PB지점장과 유사한 역할이다. 우리은행은 올해 22개 영업본부에 영업력이 우수한 베테랑급 22명의 PB지점장을 배치시켜 노하우를 전수하고 고액 자산가 공동 영업을 추진하는 등의 성과를 냈다.

우리은행도 가계대출 규제를 피해 중소기업 대출에서 신규 먹거리를 찾겠다는 취지다. 우리은행은 판교 제2테크노밸리벤처타운에 신규 영업점을 개설하며 혁신기업 발굴에도 본격 나설 계획이다. 금융권에서는 손 행장의 행보에 대해 “올해 우리은행이 자산관리·자본시장·글로벌 위주의 수익 확대로 수익 창출 능력이 향상됐지만 내년이 지주사 출범 첫해이고 임원진이 대폭 교체된 만큼 시작부터 고삐를 죄는 모습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지주전환을 앞두고 손 행장이 임직원에게 일종의 군기 잡기에 돌입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는 내년 지주 출범에 발맞춰 리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 올해 이상의 실적 개선과 성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3·4분기 누적으로 1조9,03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전년 연간 순익을 뛰어넘는 성과를 기록했다. 다만 우리은행의 자산은 370조원 수준으로 KB금융 등 주요 금융지주사와 다소 격차가 있다. /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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