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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금융권서 돈 빌린 62만명 새해부터 신용점수 오른다

금리반영 등급제서 점수제로





내년부터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은 차주의 신용등급이 금리 수준을 반영해 상향 조정된다.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신용등급이 크게 떨어지던 기존 관행을 개선한 것이다. 기존 1~10등급으로 나뉘어 관리되던 신용도는 1,000점 만점 신용점수로 전환돼 세분화된 평가를 받게 된다.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의 ‘개인신용평가체계 개선방안’이 내년 1월부터 시행된다고 27일 밝혔다.

금융위는 우선 저축은행 고객의 신용등급 차등 부과 관행을 개선하기로 했다. 현재는 금융 소비자들이 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면 신용등급이 0.25등급 떨어지지만 저축은행에서 돈을 빌릴 경우에는 1.6등급이나 하락하게 된다. 담보 여부나 금리 수준에 상관없이 일단 저축은행에서 돈을 빌리면 신용등급이 급락해 다시 1금융권을 찾기 어려운 구조인 셈이다.

금융위는 이에 따라 업권별 신용위험에 차이가 없는 중도금·유가증권 담보대출은 저축은행에서 돈을 빌리더라도 은행권에서 돈을 빌리는 것과 동일한 수준으로 신용점수를 깎기로 했다. 이 결과 기존 중도금 대출 이용자 18만명의 신용등급이 0.6등급 오르고 이중 11만명은 1등급으로 신용등급이 회복될 것으로 금융위는 전망했다. 유가증권담보 대출자 24만명도 신용등급이 1등급으로 오르게 된다.



담보 없이 신용대출을 받는 경우에도 금리에 따라 신용등급 하락폭이 조정된다. 예컨대 15% 금리로 대출을 받는 사람의 신용등급이 2등급 깎인다면 8% 금리 차주는 1등급만 깎이는 식이다. 이번 신용등급 조정은 기존 저축은행 차주에도 소급 적용돼 제2금융권 이용자 62만명의 신용점수가 오르고 이 중 저축은행 이용자 12만명의 신용등급이 1등급까지 상승할 것으로 추산된다.

금융위는 또 기존 등급제인 신용등급제도를 1,000점 만점 점수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현재 등급제에서는 신용등급별로 자세한 리스크 관리가 어려울뿐더러 미세한 점수 차이로 등급 차이가 발생해 차주가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신용점수 제도는 내년 1월14일부터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 등 5개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우선 시행되며 오는 2020년 전 금융권에서 전면 실시할 계획이다. 다만 창구에서 금융소비자가 불편을 겪을 수 있어 고객 상담 시에는 기존 신용등급도 병행해 설명할 수 있다.

이밖에 금융권에 공유되는 연체기록 기준도 소비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조정된다. 기존에는 10만원·5영업일 이상 연체시(단기연체) 신용조회회사(CB)사에 등록돼 3년간 신용평가에 반영되고 50만원·3개월 이상 연체시(장기연체) 5년간 기록이 남는다.

하지만 앞으로는 단기연체 기준은 30만원·30일 이상으로, 장기연체는 100만원·3개월 이상으로 각각 조정된다. 또 연체 상환 이후에도 금융권에서 보관하는 연체 이력 정보를 기존 3년에서 1년으로 줄이기로 했다. 다만 도덕적 해이 방지 등을 위해 최근 5년간 2년 이상 연체이력 보유자는 빚을 상환해도 그 이력이 3년간 보존된다. 금융위는 이번 방안이 정착될 수 있도록 CB사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서일범기자 squi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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