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헌(사진)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8개월여 만에 첫 임원 인사에 나선다. 윤 원장은 인사를 앞두고 9명의 부원장보 전원에게 사표를 요구해 금감원 내부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 원장은 지난 26일 부원장보 전원에게 사표를 내달라고 주문해 현재 대다수 임원이 사표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원장보의 임기는 3년이기 때문에 인사에 앞서 사표를 받는 절차가 필요하다. 이에 앞서 최흥식 전 금감원장은 지난해 11월 첫 인사에서 부원장 및 부원장보 13명의 사표를 받아 임원진 전부를 교체하는 깜짝 인사를 단행했다.
다만 최 전 원장의 인사 때와는 다소 상황이 다르다는 게 금감원 내부의 분석이다. 당시에는 금감원 채용비리 등의 여파로 내부 쇄신이 필요해 문책성 인사를 단행한 반면 이번에는 정기인사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다만 과거 인사 때는 교체 대상 임원에게만 따로 사표를 전달받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부원장보 전원에게 사표를 요구해 윤 원장이 ‘군기 잡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로 교체 대상으로 거론되는 일부 부원장보들은 사표 제출에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옷을 벗을 경우 금융공기업이나 민간 금융회사로 재취업하기가 사실상 어려워서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한 분야에서 수십년 동안 전문성을 갖고 일해온 인재들의 능력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임원 인사는 부원장까지 포함해 2~3명 수준에서 단행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원장도 인사는 하되 중폭 이하로 해 조직 안정을 해치지는 않겠다는 뜻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 원장이 다음달 중순 부원장보 인사를 단행하면 내년 1월 말 금감원 조직개편과 국·실장급 인사가 순차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일범기자 squi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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