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와 신세계가 인천 상권을 두고 벌이는 경쟁이 앞으로 3년 후 송도·청라국제도시 내 양사의 신규 점포를 통해 재현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12년 롯데가 인천시로부터 인천터미널 부지와 건물을 9,000억 원에 매입하면서 점화됐던 갈등은 결국 소송을 거쳐 롯데의 승리로 끝난 바 있다. 현재 롯데백화점은 2022년께 송도국제도시에서 문을 열 ‘롯데몰 송도’의 운영을 맡고, 신세계 역시 비슷한 시기 ‘스타필드 청라’를 선보일 예정이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올해 7월께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착공 예정인 롯데몰 송도의 운영을 맡는다. 실제 영업까지는 2~3년이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롯데백화점 측은 최근 이같이 결정하고 관련 업무를 이관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관계자는 “당초 롯데자산개발에서 진행하던 프로젝트를 백화점에서 맡게 된 건 사실”이라며 “아직은 내년 착공까지만 정해진 상태로 차차 영업면적이나 방향성 등을 정하고 움직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몰 송도는 지난 2010년 롯데자산개발이 송도국제도시 내 부지를 매입하며 추진했지만 최근까지 사업 진행이 지지부진했다. 지난 2013년 인천시와 함께 착공식까지 열었지만 현재까지는 롯데마트와 오피스텔만 들어선 상태다. 하지만 지난주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건축위원회 심의를 조건부 통과하며 약 8년 만에 본궤도에 올랐다. 지상 21층, 지하 3층 규모로 쇼핑몰·호텔·영화관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롯데는 그전까지 오는 4일 옛 신세계 인천점 자리에 새로 문을 열 인천터미널점을 확실한 랜드마크로 만들어 인천 상권 내 주도권을 확실히 잡는다는 계획이다. 당장은 오픈 준비에 일주일 정도밖에 할애하지 못했고 브랜드도 대부분 그대로 승계해 큰 변화를 보여주기는 어렵다. 하지만 전반적 상품기획(MD), 명품 브랜드의 유치, 매장 개선 작업 등을 꾸준히 진행하며 면모를 일신한다는 방침이다.
신세계도 오는 2022년 청라국제도시 내 들어설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청라’로 반격에 나선다. 현재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심의를 통과한 상태로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예정대로 오픈한다면 대형마트(할인점)을 제외한 신세계 계열 백화점·복합쇼핑몰이 인천에 들어가는 건 지난해 말 인천점 철수 후 처음이 되는 셈이다. 스타필드는 그동안 쇼핑과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시설의 융합으로 성공적으로 정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세계백화점이 측은 스타필드 청라 내 입점 여부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회사 한 관계자는 “스타필드 하남에는 백화점이 입점했지만 스타필드 고양에는 없다”며 “해당 점포의 방향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신세계는 현재 인천·부천·시흥·안산 등 수도권 서부지역에 점포가 하나도 없다. 부천에 추진하던 복합쇼핑몰도 인천시와 중소상인 반발 등의 문제로 무산된 상태다. 이 때문에 스타필드 청라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여전히 유효한 상황이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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