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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워치]기내식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색다른 여행 ‘핫플레이스’ 공항

메뉴 선정에만 한달 소요…엄격한 조리·품질 과정 거쳐 테이블에

풍부한 영양과 맛·향을 담고 있는 기내식은 이용객들이 손꼽는 매력이다. 하지만 1만m 상공을 날고 있는 기내에서 최상의 음식을 준비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지상과 다른 대기압이나 건조한 환경, 섭취하는 사람의 생체 상태 등이 음식을 먹는 데 영향을 준다. 항공사들이 안전 못지않게 기내식 준비에 각별한 신경을 쓰는 이유다.

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회사 안에 기내식 사업부를 두고 현재 하루 평균 7만5,000식을 자체 공급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자체적으로 기내식 사업을 시작했지만 외환위기 이후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관련 사업부를 매각한 뒤 외부 조달하고 있다. 저비용항공사(LCC)의 경우 장거리 비행이 상대적으로 적은 터에 기내식 수요가 상대적으로 많지 않아 외주업체를 통해 주로 공급받는다.

기내식 준비 과정은 업체별로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략 6단계를 거친다. 우선 메뉴를 선정하는 작업부터 진행한다. 통상 분기별로 메뉴를 교체하는데 각 노선과 클래스별 예약 상황과 운항 정보를 기본으로 수량과 종류를 결정한다. 신메뉴는 1년에 한 번 꼴로 선정하는데 영업 및 관련 부서 전문가들이 총동원돼 승객의 기호를 파악한다. 여기에만 한 달가량이 소요된다.

음식 보관땐 요일별 표시, 하루 지나면 사용 안해

영유아식·채식주의자 등 배려 23종 특식 준비도



다음은 선정된 메뉴를 조리하는 단계. 대한항공의 경우 뜨거운 음식과 차가운 음식, 빵으로 메뉴를 구분해 각각 핫 키친(hot kitchen), 콜드 키친(cold kitchen), 베이커리로 작업을 배분한다. 대량 생산된 음식은 메뉴별 분류에 따라 항공사에서 사용하는 용기에 담긴다. 이후 용기를 일인분 단위로 쟁반에 배열한다. 음료, 주류, 기내 서비스용품 및 각종 기물을 보관하는 작업을 별도로 진행한다. 준비 완료된 기내식을 냉장 보관하고 기내식 운반용 트럭에 탑재해 항공기 내 별도 공간에 싣는다. 비행기 출발 후 식사 시간에 맞춰 뜨겁게 데운 기내식을 승객의 테이블에 올리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품질 관리는 엄격히 이뤄진다. 음식을 먹고 탈이 나면 지상에서와 달리 신속한 대처가 쉽지 않은 탓이다. 예컨대 스테이크를 준비하는 경우 재료를 엄선하는 것은 물론 특수 가공 작업까지 거친다. 대형 오븐에 넣어 조리한 다음에는 ‘블래스트 칠러’라는 장비를 이용해 5도 이하로 급속 냉장시키는데 상온에서 서서히 식힐 경우 생길 수 있는 미생물의 번식을 막기 위한 조치다. 아울러 용기에 담긴 음식을 냉장 보관할 때도 ‘요일별 색상 색인표’를 부착한다. 조리된 날짜와 시간을 표시해 하루가 지난 음식은 사용하지 않기 위해서다.

유아나 종교인을 위한 특별 관리 식단도 마련한다. 아시아나항공은 특별한 기내식을 원하는 승객을 위해 23종의 특별식 메뉴를 두고 있다. 대한항공 역시 영아식·유아식을 비롯해 스파게티·햄버거·오므라이스·돈가스·피자 등 아이들을 위한 아동식을 마련했으며 채식주의자를 배려해 서양 채식과 인도 채식, 동양 채식, 생야채식 등 다양한 종류의 기내식을 제공한다. 건강상의 이유로 특별한 식단이 필요한 승객에게는 저지방식·당뇨식·저열량식·저단백식·고섬유식·저자극식·유동식·저염식을 마련했다. 돼지고기와 알코올을 사용하지 않는 이슬람식, 쇠고기를 사용하지 않는 힌두교식, 유대교 율법에 따라 조리된 유대교식도 준비돼 있다.
/김우보기자 ub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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