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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차]마세라티 '르반떼' 날렵한 외관에 폭발적 주행성능...럭셔리 SUV의 진수

내비게이션 등 편의사양은 아쉬워

마세라티 르반떼./사진제공=마세라티




잘 팔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멋진 외관을 갖춘 데다 최고의 기능까지 장착하자 다소 비싼 가격에도 소비자들이 지갑을 연다. 마세라티의 르반떼 역시 그렇다. 지난해 마세라티의 판매량에서 40%이상을 차지하며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브랜드 최초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로 넉넉한 공간을 제공하면서도 스포츠카의 날렵한 멋과 주행 성능을 유지한 덕분이다.

4일 서울에서 강원도 평창까지 왕복 300km를 오가며 르반떼S 그란루소를 타봤다. 먼저 눈길을 사로잡은 건 전면 디자인이다. 보닛이 앞 펜더보다 낮게 설계된 터에 길이 5m, 무게 2톤의 대형 모델 같지 않은 날렵한 모양새를 뽐낸다. 웅장한 라디에이터 그릴과 전면 펜더 위쪽에 위치한 세 개의 에어벤트를 보고 있자니 먹이를 노리는 상어 머리가 떠오른다. 뒷쪽 펜더에만 도드라진 볼륨감을 입힌 옆면은 금방이라도 앞으로 튀어 나갈듯한 느낌을 준다. 마세라티가 르반떼를 선보이며 내세웠던 ‘SUV가 아니다. 마세라티다’라는 광고 문구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디자인에 걸맞은 운동 능력을 갖췄다. 엑셀레이터와 브레이크 페달은 운전자의 발 대신 생각에 반응하는 듯 기민하게 움직인다. ‘속도를 조금만 더 내볼까’하며 엑셀에 살짝 발을 올리는 순간 몸이 뒤로 젖혀졌고 차는 금세 시속 100km/h에 도달했다. 르반떼S의 공식 제로백은 5.2초에 불과하다. 속도를 낼수록 공간을 울리는 특유의 배기음은 귀를 따갑게 하지 않는다. 겁 많은 기자를 북돋는 응원가에 가깝다.



100km/h를 웃도는 고속 구간에서도 60km/h로 달리는 것처럼 느끼게 하는 안정감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코너에서도 마찬가지다. SUV라 차체 중심이 높아 흔들림이 적잖을 것이라는 편견을 깬다. 차는 S자로 굽이친 평창 인근 산악 도로를 운전할 때도 의도한 궤적을 향해 곧잘 움직였다. 마세라티의 Q4 4륜 구동 시스템이 땅을 꽉 잡고 달리는 느낌이다.

동시에 SUV로서 넉넉한 공간을 보장한다. 뒷좌석에 성인 남자 3명을 태워도 비좁지 않다. 여느 차에서 보기 어려운 고급 시트는 편안함을 더한다. 580ℓ의 트렁크 공간도 가족 여행에 필요한 짐을 싣기엔 충분하다.

다만 일부 편의사양은 차의 매력을 다소 떨어뜨린다. 고전게임 그래픽을 보는듯한 내비게이션으로는 좀처럼 길을 찾기 쉽지 않다. 경쟁 차종이 앞다퉈 탑재한 헤드업디스플레이도 없는 터라 스마트폰을 계기판에 세워두고 내비게이션 어플을 켜야 했다. 고속 주행 시 배기음에 묻히는 음향도 아쉽다.
/김우보기자 ub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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