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 삼성전자(005930) 소비자가전(CE) 부문 사장이 4·4분기 ‘어닝쇼크’와 관련해 “마음이 많이 아프다”며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침체를 원인으로 꼽았다. 삼성전자가 전날 잠정 공시한 4·4분기 영업이익은 10조8,000억원으로 증권사 전망치 평균(13조3,800억원)을 한참 밑돌았다.
김 사장은 8일(한국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9’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실적 부진의 원인이 글로벌 무역분쟁에 있음을 시사했다. 김 사장은 “삼성전자가 하는 사업들이 세계 경제와 무관하지 않다”며 “설명을 안 드려도 알겠지만 굉장히 많은 일들이 일어나서 그 영향을 삼성도 받고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중 무역분쟁과 함께 중국이 경기 침체에 들어서고 있는 상황을 겨냥해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이 어려워지는 것도 그렇고 여러 영향을 받아 4·4분기 잠정 실적이 그렇게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 사장은 “삼성전자의 50년 역사 속에 어려움은 항상 있어 왔다”면서 “항상 자부심을 갖게 되고 삼성이 다른 곳보다 잘한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바로 그런 어려움을 극복할 저력을 갖고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삼성전자 혼자만의 힘은 아니고 여러 도움을 받았지만 그런 (위기 극복을) 계속 하면서 이뤄진 게 삼성전자의 역사”라고도 했다.
김 사장은 “올 하반기부터 좋아진다는 얘기가 있는데 저도 그런 일이 빨리 일어나길 희망한다”며 “시간을 갖고 봐주면 빠른 시일 내 복구해낼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CES 2019’에서 아마존·구글·애플과 협력하기로 발표한 것은 소비자의 요구에 따른 당연한 결과였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17년 전부터 모든 제조업체가 ‘스마트홈’을 추구했지만 실패했던 것은 자기만의 표준을 주장했기 때문”이라며 “지금은 소비자들이 그렇게 내버려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어떤 회사도 모든 분야를 잘할 수는 없다”고 전제한 뒤 “삼성이 제일 잘하는 건 디바이스를 생산해서 파는 것이고 빅스비가 후발주자라고 해도 디바이스가 없는 회사 입장에서는 무슨 서비스를 할 때 저희 도움 없이 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서비스나 어플리케이션 분야에서 삼성이 잘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협력할 대상이 많다”면서 “궁극적으로는 모두가 협력하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라스베이거스=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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