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담당 부원장보로 내정된 이성재 국장은 지난 2016년 자살보험금 미지급 사태 당시 보험준법검사국장을 지내면서 보험업 인허가 등록취소와 최고경영자(CEO) 해임권고 등의 초강수를 두며 보험사를 압박해 일괄지급을 얻어내는 등 보험 업계 ‘칼잡이’로 유명하다. 이 때문에 즉시연금 해법을 놓고 윤 원장과 크고 작은 갈등을 이어온 설인배 부원장보를 교체한 것도 현안이 많은 보험 업계를 군기 잡기 위한 차원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금감원은 지난해 중순 삼성생명 즉시연금보험 관련, 분쟁위원회에서 결정된 민원을 포함한 전체 계약에 대해 일괄지급을 명령했다. 일괄 지급시 보험업계 전체가 부담해야 할 보험금은 약 1조원 정도로 이 가운데 삼성생명은 절반인 5,00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삼성생명은 법원의 판결을 받은 후 일괄지급 여부를 검토하겠다며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 때문에 강성인 보험담당 부원장보 교체로 보험업계와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번 금감원 부서장 인사 결과 1963년생 이상 부서장들은 모두 후선으로 물러나게 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올해 51~53세가 되는 부국장 및 팀장을 중심으로 승진인사를 실시하되 역량을 인정받은 경우 연령에 관계없이 중용했다”며 “또 그동안 관행적으로 이뤄진 권역 간 교차배치를 최소화하고 전문성을 갖춘 최적임자를 적재적소에 임명했다”고 말했다. 인사 폭을 놓고도 금융권에서는 ‘깜짝 놀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은행권 상당수 업권에서 부서장이 물갈이 수준으로 교체돼 인사폭이 예상 수준보다 훨씬 커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윤 원장이 확실한 조직 장악에 나선 것으로 봐야 한다”며 “호랑이라는 별명처럼 올해 강한 검사가 나올 수 있을 것 같다”며 긴장하는 분위기다.
/서일범기자 squi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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