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31일 하나금융을 시작으로 다음달 8일 KB금융, 11일 우리금융, 12일 신한금융 순으로 지난 2018년 실적을 공시한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KB금융과 신한금융의 1위 대결이다. 신한금융은 9년 연속 당기순이익 1위를 지켜왔다가 2017년 KB금융에 추월당했다. 지난해 3·4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KB금융이 2조8,688억원, 신한금융은 2조6,434억원으로 격차가 2,254억원에 달했다. 당연히 KB금융이 2년 연속 리딩뱅크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보였으나 4·4분기 판관비용이 급증한 것이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은행의 희망퇴직 신청자는 600명에 달하고 임단협 최종 합의에 따라 300%의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KB금융의 희망퇴직과 성과급(보로금)만 4,000억원에 이를 것”이라며 “신한금융 실적이 더 뒤에 나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증권가 컨센서스로도 기존에 KB금융이 3조원대 중반의 순이익으로 신한금융(3조원대 초반)을 앞설 것이라는 관측에서 최근에는 양사 모두 3조원대 초중반인 3조1,000억~3조2,000억원 수준으로 비등할 것이라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인건비 부담으로 인해 KB금융의 지난해 4·4분기 순이익 전망치가 기존 전망치(6,020억원)보다 절반 이상 떨어졌기 때문이다. KB금융의 희망퇴직 비용은 모두 지난해 회계에 반영될 것으로 전해졌다. KB금융의 한 고위관계자는 “일회성 이익에 따른 순위는 큰 의미가 없다”며 “진정한 리딩뱅크가 되기 위해서는 경상이익의 꾸준한 증가세가 받쳐줘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신한금융의 경우 4·4분기에 반영하는 퇴직 및 성과급 비용은 약 2,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순위에 연연하지 않고 2020 스마트 프로젝트에 맞게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가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는 신한금융이 오렌지라이프와 아시아부동산신탁 인수 등으로 비은행 계열사의 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경쟁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금융이 오렌지라이프를 자회사로 편입함에 따라 연간 2,000억원가량 순이익에 기여하게 된다.
KB와 신한은 시가총액에 있어서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고 있다. 25일 기준 신한의 시가총액은 총 20조100억원(유가증권시장 13위)으로 19조3,600억원(14위)인 KB와 간발의 차이를 유지하고 있다. 자산에 있어서는 신한금융이 지난해 3·4분기 기준 490조원으로 KB금융(478조원)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이 외에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지주로 새 출발한 우리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2조원 초반으로 전망돼 3위권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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