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 커틀러(사진) 아시아 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 부회장(전 USTR 부대표)이 수입 자동차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과 관련해 25% 관세 부과라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커틀러는 29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2019 글로벌 통상전쟁 전망과 대응과제’ 세미나를 통해 “미국 상무부가 3가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3가지 방안은 △최고 25% 관세 부과 △자율주행차·커넥티드카·전기차·공유차량 관련 기술에 대한 제한 △두 가지 방안의 중간 정도의 제한 등이다. 그는 “232조 적용 제외를 요청하고 있는 한국 입장에서는 관세 면제 여부와 함께 최종적으로 어떤 방식의 규제가 될지 아직 알 수 없다”며 “한국과 미국의 무역관계는 우호적이지만 ‘와일드카드’도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원론적이긴 하지만 최악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미·중 무역분쟁과 관련해서는 “데드라인인 3월 1일까지 어느 정도 실현 가능한 조치가 체결될 수 있을 것 같다”는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커틀러는 “쇼핑 리스트(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해 중국이 구매하는 미국산 제품)는 큰 진전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핵심은 미국과 중국이 합의한 내용을 중국이 제대로 이행할 것인지에 대한 믿음을 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커틀러는 올해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정책 방향성을 가늠하는 한해가 될 것으로 봤다. 그는 “가장 큰 이슈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를 대체할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을 비준하는 것”이라며 “의회가 행정부에 가장 협조적일 때도 이런 안건을 승인받기는 쉽지 않은데, 지금은 민주당이 하원의 다수당인 상황이라 더 까다롭다”고 말했다. 전 미국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를 지낸 커틀러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당시 미국 측 협상 대표를 맡았다.
/이상훈기자 s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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