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사진)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4일 중국 시안으로 새해 첫 해외 출장을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시안은 삼성전자의 해외 유일 반도체 생산기지가 있는 곳으로 내년 양산을 목표로 2공장 건설이 한창이다. 이 부회장은 현지 공장 방문 등 중국 시장을 점검하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설 명절 연휴 기간인 4일 시안으로 출국해 현지 반도체 공장 점검에 나섰다. 중국의 설 명절에 해당하는 춘제 기간에 현지에서 설날을 보낸 이 부회장은 2014년 완공한 낸드플래시 전용 생산시설인 시안 1공장을 둘러봤다. 또 지난해부터 70억달러(8조원)를 투입해 건설하고 있는 시안 2공장을 찾아 공사 진척 상황과 양산 일정 등도 직접 챙겼다. 특히 중국 현지 메모리 수요업체 최고경영자(CEO), 정부 관료 등도 만나 협력 관계 등에 대해 폭넓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이 올해 첫 해외 출장지로 시안을 선택한 것은 심상치 않은 메모리 경기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4·4분기 삼성전자의 반도체 영업이익은 6분기 만에 8조원 아래로 내려간 데 이어 올 1월 D램 가격도 17% 남짓 하락하는 등 메모리 시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이 부회장으로서는 세계 최대 반도체 시장인 중국을 둘러보고 메모리 수요업체 CEO 등도 만나 시장 동향을 점검하는 시간을 가졌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특히 시안 2공장 가동 및 양산 시점과도 연계돼 이 부회장이 꼼꼼히 챙기고 관련 보고를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번 중국 행보를 통해 파운드리(위탁 생산) 등 비메모리 육성에 대한 구상도 가다듬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재계에서는 업무 복귀 1년을 맞은 이 부회장의 글로벌 행보가 더 활발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메모리 시황이 약세로 돌아서면서 이 부회장의 역할론이 더 주목받지 않겠느냐”며 “반도체 위기 극복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오너의 개인 네트워크 등을 총가동해 미래 먹거리 발굴에 주력할 것으로 본다”고 봤다. /이상훈기자 s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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