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북미정상회담의 개최가 확정되면서 가동중단 3년을 눈앞에 둔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열린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에도 진전을 보이지 못한 남북경협이 이번에는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입주기업들은 이번 북미정상회담에서 비핵화에 대한 상응 조치 목록에 대북 제재 완화가 포함될 것이라며 개성공단 가동 재개를 고대하고 있다.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은 7일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이번 회담을 앞두고는 개성공단 재개나 금강산 관광 등 남북경협에 대한 논의가 일찌감치 가시화되고 있다”면서 ”며 “특히 개성공단 재개가 비핵화에 대한 상응 조치로 다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 만큼 기대감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기대감은 개성공단 입주기업 사이에서도 흘러나오고 있다. 의류제조업체인 나인모드의 옥성석 대표는 “제1차 북미회담이 열린 것도 큰 성과이긴 했지만 두루뭉술 알맹이가 없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비건 특별대표가 이번에 평양에 간 것은 김 위원장과 담판을 짓고 가시적인 소득을 얻기 위한 행보가 아니겠냐”고 강조했다. 그는 “연초에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금강산과 개성공단을 콕 집어서 이야기한 만큼 북미정상회담에서도 이를 강하게 어필할 것으로 보인다”며 “김 위원장도 양보가 없으면 시간만 흐를 뿐 실익이 없다는 것을 알 테니 이번에는 양보로 인해 개성공단과 관련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오는 10일로 개성공단 가동 중단 3년을 맞는 입주기업들은 마음이 급할 수밖에 없다. 갑작스러운 정부의 개성공단 가동 중단으로 각종 원부자재와 생산설비는 물론 완제품도 가져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랜 기간 가동하지 못한 생산설비가 제대로 작동할지, 원부자재가 사용할 만한 상태인지도 알 수 없다. 개성공단 가동 재개가 결정되더라도 실제 가동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인들은 “설비나 기계의 상태를 확인하는 데도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임금지급 방식 등 구체적인 합의를 이루는데도 시간이 필요한 만큼 하루라도 빨리 (개성공단 재개를) 결정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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