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시즌이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는 가운데 기업의 배당 확대 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GS건설(006360)·삼성전자(005930)·현대미포조선(010620) 등 주요 대기업들이 현금배당을 대폭 늘린 덕에 2018년 코스피 상장사의 현금배당 총액도 30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2일까지 2018년 결산배당 공시를 마친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412곳의 주당배당금(DPS, 중간·결산배당 포함)은 전년 대비 평균 10.32% 증가했다. 2017년 현금배당이 아예 없었지만 지난해 새로 지급한 기업 50곳을 제외한 증가율이다. 새로 현금배당을 실시한 50개 종목 중 가장 DPS가 높은 종목은 현대건설(000720)기계(850원), 현대미포조선(700원), 롯데정보통신(286940)(650원), 계룡건설(013580)(500원), 삼양패키징(272550)(500원), SK케미칼(285130)(400원), 액트로(290740)(400원) 순이다. 50개 종목의 지난해 현금배당 총액은 1,412억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412개 상장사의 현금배당 총액은 2017년 18조5,150억원에서 지난해 23조2,222억원으로 25.4% 증가했다. DPS 증가율이 가장 높은 종목은 RFHIC(218410)(코스닥·300%), GS건설(233.3%), 국제약품(002720)(222.2%), 에코마케팅(230360)(코스닥·212%), 현대리바트(079430)(190%), BGF리테일(282330)(168%), 현대그린푸드(005440)(162.5%), 만도(204320)(150%) 등으로 나타났다. RFHIC는 DPS가 2017년 50원에서 지난해 200원으로, GS건설은 300원에서 1,000원으로 3~4배씩 늘어났다. 시가총액 30위권에 속하는 대형주 중에서는 삼성전자(66.59%), SK하이닉스(000660)(50%), POSCO(005490)(25%), SK(034730)(25%), 삼성생명(032830) (32.5%), LG(003550)(53.85%), LG전자(066570)(87.5%), 하나금융지주(086790)(22.58%)가 DPS 증가율이 높았다.
아직 어닝시즌이 끝나지 않은 만큼 앞으로도 상장사의 실적 발표와 배당 공시가 이어질 예정이지만 배당 확대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고배당기업의 현금배당에 대한 과세특례 등 정부의 배당 유도 정책,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과 함께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면서 기업들도 꾸준히 배당을 늘리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코스피 상장사들의 연간 배당금 총액은 2013년 13조2,000억원에서 2015년 20조원으로, 2017년 26조4,000억원까지 증가했다. 2018년에는 처음으로 3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연금 효과’도 나타났다. 국민연금이 ‘중점관리기업’으로 꼽은 현대그린푸드는 DPS가 2017년 80원에서 지난해 210원으로 162.5% 급증했다. 시가배당률은 2018년 기준 1.45%로 낮은 수준이지만 전년(0.53%)보다는 높아졌다. 적극적인 주주 환원정책을 밝힌 기업들의 주가는 쑥쑥 올라가고 있다. 효성(004800)은 아직 배당 공시 전이지만 지난해 결산배당만 주당 4,000원 이상(배당수익률 8%대)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가가 올해 36% 넘게 올랐다. 오렌지라이프(079440)도 11일 장 마감 후 2,400원의 결산배당 지급 계획을 공시하면서 최근 2거래일 동안 12% 상승했다. 오렌지라이프의 DPS는 2017년 2,400원에서 지난해 2,600원으로 늘었으며 배당수익률은 6%대에서 8%대까지 올랐다.
다만 대형주를 중심으로 배당 확대가 이뤄지는 쏠림 현상은 한계로 지적된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실적 미발표·현금배당 미실시 종목 제외)의 지난해 DPS 증가율은 16%로 412곳 전체보다 높았다. 신한금융투자는 코스피200 상위 20종목이 전체 12월 결산배당 금액의 62%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실적 부진으로 배당을 줄인 종목도 적지 않다. LG하우시스(108670)의 DPS는 2017년 1,800원에서 지난해 250원으로 86.1%나 급감했다. BGF(027410)(DPS 증가율 -82.5%), 앤디포스(238090)(-74%), 동양생명(082640)(-72.2%), 아주캐피탈(033660)(-71%) 등의 배당 감소폭도 컸다. 대표적인 고배당주로 꼽혀 온 S-OIL은 아직 결산 배당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실적 부진 탓에 6,000원 안팎이었던 DPS가 지난해에는 3,000~4,000원대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