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4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2,225.85로 장을 마감했다. 유가증권시장은 2월 옵션 만기일을 맞아 장 초반부터 약세를 이어갔지만 순매도를 지속하던 기관이 장 막판 2,000억원대 순매수로 돌아서며 지수를 크게 끌어올렸다. 동시호가에 뒤바뀐 매매로 콜옵션 수익률은 최고 30배의 대박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코스피는 24.37포인트(1.11%) 오른 2,225.85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지수가 종가기준 2,220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해 10월10일 이후 넉 달여 만에 처음이다.
이날 증시는 차익실현 물량에 약세를 보이다가 미중 무역협상 기대감에 따라 장 막판 기관의 매수세가 대거 유입되며 급격히 요동쳤다. 이중호 KB증권 수석연구원은 “오후 시장에 외신에 미중 무역협상이 60일 연장된다는 얘기가 나오자 우리나라·중국 지수가 갑자기 튀면서 코스피지수가 올랐다”고 설명했다. 이날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3월2일로 예고한 중국산 수입품 관세 인상 시점을 60일 연기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소식에 팔자 행진을 이어가던 기관은 장 막판 급격한 태세전환에 나서 동시호가 직전 1,682억원 순매도에서 2,427억원 순매수로 마감했다. 약 4,000억원의 기관 매수가 폭발한 것이다. 반면 장중 1,360억원의 매수세를 이어가던 외국인은 장 막판 동시호가 때 차익 매물을 쏟아내 475억원 순매도로 돌아섰다. 프로그램 매매(PR)도 2,000억원 순매수세를 보이며 지수 상승을 도왔다. 이 수석연구원은 “종가에 비차익 프로그램 매수 2,800억원, 전체 주식 매수는 5,000억원에 이른다”며 “비차익 프로그램 매수치고 규모가 엄청나게 큰 편인데 금융투자가 산 것 치고는 이례적인 규모라 시장에서도 의아하게 보고 있다”고 전했다.
지수 상승 가능성이 낮게 점쳐지다가 장 막판 급반전하며 콜옵션 수익도 종가 기준으로 약 2배, 장중 저가 기준으로는 30배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동시호가에 유입된 기관의 롤오버(만기연장) 물량에 대해 이경민 대신증권 시황 팀장은 “기관은 시장 분위기가 좋다고 판단해 국내 증시의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본 것 같다”며 “또 최근 거래대금이 5조5,000억원선으로 많지 않았기 때문에 오늘 대규모 물량이 들어왔다”고 평가했다.
옵션 만기일에 벌어진 ‘해프닝’이라는 분석도 있다. 최장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옵션 만기일에 특정 조건이 맞아 금융투자의 일시적 대거 매수가 몰려든 측면이 있다”며 “단 하루에 그치는 수급 변화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날 금융투자는 다른 주체들과 달리 3,875억원을 순매수했다.
특히 매수세는 삼성전자(005930)에 집중됐다. 이날 외국인은 1,420억원(306만7,580주), 기관은 482억원(97만7,302주)의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였다. 이런 영향에 장중 1% 미만에서 등락하던 삼성전자 주가는 장 막판 급등해 2.81% 상승했다.
기관의 대량 매수에도 추세적 상승은 조심스럽다는 반응이다. 이 팀장은 “외국인은 이날까지 5거래일 연속 순매도하며 단기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며 “미중 무역협상 기대감이 있지만 전반으로 온기가 확산되기에는 아직 제한적이라 2,200을 넘은 상황에서 바로 2,300~2,400으로 가기는 어려운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광수·김보리·권용민기자 b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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