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협상을 필두로 중국과 관련된 굵직한 이벤트가 이어지면서 한국 증시 역시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수년간 미국 증시보다 중국 증시와의 동조화 현상이 강하게 나타난 만큼 오히려 이를 투자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국내 증시의 중국 테마 업종으로는 철강·기계·비철금속, 게임주 등이 꼽힌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중국과 관련된 ‘빅 이벤트’로는 3일부터 20일까지 열릴 양회와 월말 미국·중국정상회담 등이 꼽힌다. 양회에서는 중국 정부의 인프라 투자 정책 발표가, 미중정상회담에서는 양국 관계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올 들어 상하이종합지수가 17% 오르는 등 강세를 보인 중국 증시에 상승 동력이 더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한국 증시에도 호재다. 코스피지수와 중국 증시의 상관계수는 최근 수년간 0.9까지 올랐다. 1에 가까울수록 연관성이 높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 실적에 대한 기대가 낮은 상황에서 중국 증시의 상승과 함께 관련주의 상대적 매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은 중국의 판호 발급 재개에 따른 게임주 강세, 중장기적으로 중국 자동차 시장 회복에 따른 자동차주 반등 여부 등에 주목할 것을 권했다. 대신증권은 중국 소비, 인프라 투자 확대의 수혜 업종으로 비철금속·철강·운송 등을 제시했다. 비철금속·철강은 중국 부양책에 따른 수요 확대로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업종이다. 이밖에 미중 무역분쟁 완화에 따라 점진적으로 수요 회복이 기대되는 업종으로는 화학 등이 지목된다.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위안화 강세 역시 한국 증시에 호재다. 강재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위안화 강세와 함께 원화도 강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고 환차익을 노리는 외국인 자금이 한국 증시로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때 관심을 가져야 할 섹터는 중국 증시와 상관관계가 강한 증권·비철금속·건설·기계·철강화학 등”이라고 꼽았다. 강 연구원은 “다만 화장품, 호텔·레저는 의외로 중국 증시와 상관관계가 낮기 때문에 이들 업종은 중국 소비 개선이 확인되는 하반기 정도에나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EM)지수의 중국 A주 확대 편입이 걸림돌이기는 하지만 국내 증시의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A주 비중 확대는 이미 예고된 일이기 때문에 국내 증시에서 급격한 자금 유출입이 나타날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했다.
다만 무역협상과 양회의 결과물에 따라 투자 전략도 조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양회 이후 중국 증시는 통상 2~3주간 약세 흐름을 나타냈다. 양회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친 탓이다. 상하이종합지수는 2014년 양회 이튿날부터 15일 영업일 동안 0.6% 하락했고 2015년, 2016년에도 각각 12.2%, 2.0% 떨어졌다. 2017년, 2018년에는 30영업일 동안 1.0%, 3.7%씩 하락했다. 중국 증시가 오히려 하락한다면 중국 테마주가 오를 이유도 사라지는 셈이다. 이 때문에 최근 승승장구한 중국 증시·펀드에 대한 비중 확대에 신중을 기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중국 펀드는 올 들어 평균 15.44%(22일 기준) 올랐다. /유주희·권용민기자 ginger@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