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066570) 주가가 1·4분기에 상승세를 나타내는 모습이 지난 2016년부터 4년째 반복되고 있다. 이러한 ‘상고하저’ 패턴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추울 때 사서 따뜻해질 때 파는 주식’으로 통하기도 한다. 올 들어서도 기관들의 적극적인 매수에 힘입어 15%나 올랐는데 이 같은 패턴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5일 LG전자는 전반적인 대형주 약세 속에서도 0.14% 오른 7만1,300원으로 마감했다. 연기금은 지난 2월11일부터 이날까지 16거래일 동안 LG전자에 대해 매수 포지션을 유지하면서 769억원 규모를 사들였다. 이에 같은 기간 전체 기관투자가의 순매수가 2월26·27일을 제외하고 이어졌다. 올해 들어 기관투자가의 LG전자 순매수 금액은 2,274억원으로 현대모비스(012330)(3,213억원), 현대차(005380)(3,210억원)에 이어 유가증권시장 3위다.
증권업계에서는 LG전자에 대해 가전제품 성수기를 맞아 2·4분기까지 실적 개선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목표주가 상향이 이어지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전자의 1·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29% 감소한 7,612억원이다. 박원재 미래에셋대우(006800) 연구원은 LG전자의 1·4분기 실적 추정치를 매출 15조7,555억원에서 15조8,368억원으로, 영업이익은 7,523억원에서 8,160억원으로 각각 높였고 이를 반영해 목표주가를 8만6,000원에서 8만9,100원으로 조정했다. 박 연구원은 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 사업본부는 계절적 성수기 진입 및 고가 제품 판매 증가, HE사업본부는 OLED TV 판매 증가 및 원재료 하락 효과를 각각 전망하면서 “상고하저의 주가 흐름에 따라 지금은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최근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인기를 끌고 있는 공기청정기를 비롯해 건조기·무선청소기·의류관리기 등의 가전제품이 급성장하면서 H&A 사업본부의 호실적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관건은 이 같은 기관들의 러브콜이 이어질 것이냐는 점이다. LG전자는 상반기에 강세, 하반기에 약세가 4년째 공식처럼 반복되고 있다. 2016년 1·4분기 14.49%, 2017년 1·4분기 31.58%, 2018년 1·4분기 3.3% 올랐고 하반기에는 여지없이 미끄러졌다.
이에 따라 하반기에도 주가 상승이 이어지기 위해서는 영업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MC사업본부(휴대폰)와 VC사업본부(자동차 부품)의 실적 개선이 관건으로 꼽힌다. 특히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79.4% 급감한 지난해 4·4분기 MC사업본부의 영업적자는 3,223억원에 달했다. MC사업본부는 영업적자가 올 들어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과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엇갈린다. 권성률 DB금융투자(016610) 연구원은 “올해 1·4분기 실적의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감소폭이 크게 줄고 상반기 가전, 하반기 VC로 모멘텀이 이어져 있어 투자심리가 반전되고 있다”면서도 “우려 섞인 MC에 대한 시각을 개선된 실적으로 직접 보여주는 것이 추가 상승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VC사업본부는 수주 증가 및 지난해 8월 인수한 오스트리아 자동차 헤드램프 기업 ZKW의 실적 반영으로 매출이 증가하고 있지만 연구개발 등의 비용 때문에 오는 2020년께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경훈기자 socool@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