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예정된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가 다음 달로 넘어갔다. 단말기 품질 검증에 시간이 더 걸려 이달 내 시판이 어렵기 때문이다. 2017년 이후 ‘3월 상용화’를 외쳐온 정부로서는 체면을 구긴 셈인데, 세계 최초 상용화 타이틀은 지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이달 내 5G 상용화가 어려워지면서 월말 예정된 관련 행사도 줄줄이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5G용 스마트폰 출시가 늦어졌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S10 5G’가 가장 먼저 출시될 예정인데 아직 품질 안정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완성도 검증까지 고려할때 3월 말 출시는 어렵다”고 말했다. LG전자 ‘V50 씽큐’ 출시는 퀄컴 칩 출하 일정에 달려있다. 퀄컴은 해당 5G 모뎀 칩을 상반기 중에만 출시한다고 밝혔다.
상용화의 다른 요소인 통신망 구축과 서비스(요금제) 사정도 좋지 만은 않다. 아직 5G 인프라가 전국에 설치되지 않아 수도권과 대도시 일부 지역에서만 5G 통신이 가능하다. 5G 단말기를 쓰더라도 데이터가 아닌 음성통화를 할 때는 당분간 롱텀에볼루션(LTE) 망 이용이 불가피하다. 지역에 따라 데이터를 쓸 때도 LTE로 변환할 수 있다. 다만 망 구축 단계가 시범 서비스는 넘어서 상용화 단계로 볼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요금제도 시간이 더 필요하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5일 SK텔레콤의 5G 요금제 인가를 반려했다. 중·저가 요금제가 없어 고객 선택권을 제한했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동통신 요금은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만 인가를 받고, KT와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의 인가 내용을 기준으로 삼아 요금제를 신고한다. KT 등이 요금제를 만들어 신고만 하면 서비스 조건은 충족하지만, 어디까지나 이론적인 얘기여서 정부와 SKT간 줄다리기에 따라 서비스 출시도 4월 이후로 미뤄질 수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단말기 제조사나 통신서비스 업체 모두 ‘3월 출시(서비스)’를 얘기한 적이 없다”며 “정부의 의욕이 너무 앞섰다”고 말했다.
/임진혁기자 liber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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