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와 세테크를 한 번에 충족해 2030과 서민층의 자산 증식을 돕겠다는 목표로 출발한 ‘소득공제 장기펀드(소장펀드)’의 성과가 반등장에도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는 이 펀드의 소득공제 혜택 조건인 ‘가입 최소 5년’이 돼 성과에 실망한 투자자들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계좌 정리에 나설지 관심을 모은다.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57개 소장펀드의 최근 6개월간 평균 수익률은 -3.12%, 1년간 수익률은 -9.35%로 집계됐다. 다만 최근 국내 증시의 반등장에 1개월간 펀드 수익률은 2.34%로 사정이 다소 나아졌지만 여전히 투자자 입장에서는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중론이다.
구체적으로 ‘신한BNPP스마트인덱스소장펀드’는 최근 1년간 11.89% 하락했고 6개월간 3.99% 떨어졌다. ‘키움코리아인덱스’ 역시 같은 기간 동안 각각 12.32%, 4.24% 하락했다. ‘에셋플러스코리아리치투게더’도 이 기간 수익률은 -12.41%, -7.64%로 나타났다. 펀드 자산의 40% 이상을 국내 주식에 투자해야 하는 소장펀드 중 상당수는 삼성전자 등 국내 대형주 중심으로 이뤄진다. 대형주의 주가 변동이 펀드 수익률을 사실상 결정 짓는 경우가 많다.
특히 소장펀드는 2014년 서민·중산층의 자산 증식 차원에서 출시됐다. 이에 연간 급여 5,000만원 이하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최대 240만원의 소득공제 혜택도 부여했다. 다만 이런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최소 5년간 가입을 유지해야 했으며 이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중간에 환매할 경우 공제받은 세액은 추징됐다.
이에 올해 도입 5년을 맞는 펀드의 가입자 중 얼마나 많은 사람이 환매에 나설지 관심이 몰린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소장펀드뿐만 아니라 재형저축 등 서민 자산 증식을 목표로 도입된 상품의 대부분은 실패했다는 평가가 많다”면서 “그동안 수익률이 좋지 않아 굳이 들고 있을 필요성을 못 느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반면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소장펀드의 수익률이 뛰어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 상품이 많지 않아 계좌를 조금 더 유지하려는 이들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