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업무보고에 포함된 수산물 수출 지원 내용이다. 그런데 2014년을 끝으로 aT의 업무보고에선 ‘수산물’ 수출 지원에 대한 비전과 육성전략이 사라졌다. 특히 2018년 업무보고에선 공사의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수산’이라는 단어 자체가 없어졌다. 지난 2월 이병호 aT 사장이 기자간담회를 통해 간략히 발표한 2019년도 주요업무 추진 계획도 마찬가지였다.
이 사장은 “우리 농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하려면 농업과 농식품산업의 연계강화가 중요하다”며 “신선농산물 및 국내산 원료 사용, 농식품 수출 지원 등 농가소득이나 농업생산기반과 직결되는 사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공사 핵심사업을 운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aT의 역할을 농식품으로 한정한 셈이다.
aT가 사실상 수산분야에서 손을 뗐다는 점은 조직도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수산과 직접 관련된 부서는 4본부 16처 중 수산수출부 한 곳 뿐이다. 역할도 크지 않다. 6명의 직원이 일본 동경지사 관리와 통관 지원, 수산물 선도조직에 대한 경영평가 등을 하고 있을 뿐이다.
aT가 수산에서 손을 놓은 것은 지난 2013년 농림수산식품부가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로 분리된 것과 연관성이 높다는 게 관가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농림부 산하기관인 aT로서는 수산물 수출에 힘을 쏟을 경우 농림부로부터는 “왜 다른 부처 업무에 힘을 쏟느냐”는 지적을 받을 수 있고 해수부로부터는 “왜 남의 영역을 침범하느냐”는 항의를 받을 수 있어서다. 여기저기 눈치를 보며 ‘수산 업무’는 소홀히 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aT 관계자는 “농림수산부가 농식품부와 해양수산부로 분리되면서 기존 수산물 수출 업무가 수협중앙회, 한국수산무역협회 등과 나누게 됐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농수산식품 수출 기업들 사이에서는 ‘부처 이기주의, 기관 이기주의적 발상’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 식품수출 기업의 한 관계자는 “부처가 둘로 나뉜 이후 aT는 ‘농림부가 달가워하지 않는다’며 수산물 수출을 다루기 꺼려한다”면서 “정부가 최근 수출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정작 해당 부처는 밥그릇 나누기, 산하기관은 상급기관 눈치보기에 급급한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김능현·박형윤 기자 nhkimc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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