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인 A씨는 5,000원이 넘는 제품이 없어 ‘지름신’이 와도 부담 없이 쇼핑할 수 있는 다이소를 자주 찾는다. 최근에도 방문했지만 다이소 ‘인싸’ 상품인 3,000원짜리‘미니세탁기’ 구매에는 실패했다. 아이들의 인형옷을 빠는 용도로 만들어졌지만 여성용 브러쉬 세탁도 가능하다는 얘기를 듣고 구매하고 싶었지만 이미 ‘품절’이라는 매장 직원의 얘기를 듣고 아쉬운 발길을 돌려야 했다.
#주부 B씨는 주말에 장을 보러 갈 때 가능하면 대형마트 보다는 창고형 할인점을 찾는다. 다양한 제품을 구경할 수 있을 뿐 아니라 ‘1+1’ 등 행사를 진행하는 상품이 더 많아 조금 더 싸게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이 진화하면서 유통업계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해외명품과 같은 고가의 제품과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생활용품에 대한 매출이 커지는 소비 양극화 현상과 맞물려 소비자들은 명품을 제외한 상품 구매 시 최저가 상품에 지갑을 여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유통업체의 경우 규모가 큰 마트나 균일가로 상품군의 가격 자체를 낮춘 업체들은 선방하고 그렇지 못한 업체들은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는 모습이다.
이에 ‘보다 크고, 더 싸게’를 표방하는 창고형 할인 매장인 이마트(139480) 트레이더스는 ‘홀세일클럽’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지난 14 일 문을 연 트레이더스 월계점의 오픈 첫 날부터 19일까지 엿새 간 누적매출은 약 75억원으로 목표대비 2배가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구매 고객 수는 7만5,000명, 방문고객 수는 20만명 가량으로 추정된다. 이는 2010년 트레이더스 개점 이래 최대 매출이자 최다 방문 기록이다. 월계점은 오픈 첫날 13억5,000만원의 매출 실적을 기록하며 지난 2014년 트레이더스 수원점 오픈 당시 수립된 트레이더스 오픈일 최대 매출 기록도 5년 만에 갈아치웠다. 이 같은 성과는 상품 경쟁력을 강화해 경쟁업체가 따라오기 어려운 초 격차를 구현했기 때문이다. 실제 병행수입으로 가격을 대폭 낮춘 프리미엄 스니커즈 ‘골든 구스’ 는 시중 가격의 절반 수준의 가격이 입소문을 타고 불과 나흘만에 2주 행사물량이 완판됐다. 이마트, 롯데마트가 지난해 영업이익이 급감하는 등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것과 달리 트레이더스는 마트 내에서도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으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조용선 SK증권 연구원은 “트레이더스는 지난 2017 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20%대 중반의 견조한 성장세를 기록했다”며 “국내 유통기업 세그먼트 중 높고, 안정적인 성장세가 돋보이는 채널로 별도 기준 총매출비중이 12.9%까지 올라서며 할인점 부문의 감소세를 상쇄 중”이라고 밝혔다.
균일가 정책을 표방하고 있는 다이소 역시 2007년 매출 1,180억원에서 2017년 1조6,460억원으로 10년 사이 매출이 15배나 증가했다. 영업이익 역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이소의 제품 구성은 최저 500원부터 최고 5,000원으로 구성됐는데 이 중 2,000원 이하가 80%를 차지하고 있어 부담 없는 가격 덕을 크게 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이소는 경기침체와 소비자들의 신뢰를 위해 앞으로도 가격 상승보다는 제품 구성 강화에 집중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들은 다양한 정보를 활용해 나를 위한 가치 있는 소비에 집중을 하고 있다”며 “이런 소비 트렌드로 인해 저가 시장은 더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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