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사는 최윤형(35)씨는 올해 초 부모님 휴대전화 요금제를 ‘데이터 무제한’으로 바꿨다. 과거에는 전화도 잘 안 쓰던 양친이 지난해 부쩍 유튜브를 즐기더니 지난해 월 이용 요금이 20만원에 육박한 것. 최 씨는 “처음에는 와이파이 사용법 같이 데이터를 절약하는 방법을 알렸지만, 어려워해서 마음껏 쓰도록 했다”고 말했다.
서울에 사는 정태현(66)씨는 저녁을 먹고 잠들기 전까지 유튜브로 보수 정치인들의 뉴스 관련 채널을 끊임 없이 듣는다. 그는 “기존 매체가 감추는 사실을 속 시원히 듣는 것 같아 재미있다”고 전했다.
50~60대 이상 어르신들이 적극적으로 유튜브를 활용하고, 특히 다른 세대에 비해 뉴스나 정보를 검색할 때 많이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나스미디어가 국민 2,000명을 대상으로 한 ‘2019 인터넷 이용자 조사’를 보면 검색할 때 ‘유튜브’를 쓴다는 응답은 50세 이상이 66.6%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인 10대(69.6%)를 바짝 뒤쫓았다. 20~40대는 50%대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50세 이상은 유튜브로 어떤 콘텐츠를 찾았을까. 컴퓨터(PC) 인터넷을 이용하는 주된 목적에 대한 질문에 ‘뉴스’라고 답한 응답비율은 50세 이상이 49.1%로 전체 연령대 중 가장 높았다. 평균(37.7%)을 12%포인트 가량 웃돌았고, 10대(8.4%)의 5배에 달했다. 뉴스를 보러 모바일 인터넷을 한다는 응답 역시 50세 이상은 67.2%로 40대(69.1%)보다는 조금 낮았지만, 평균(57.6%)과 상당한 격차를 뒀다. 엔터테인먼트를 주 목적으로 한 10~20대와 이용 행태가 확연히 달랐다.
지난해 말 와이즈앱 조사에서도 50대 이상의 유튜브 사용시간은 79억분으로 10대(86억분)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여기에 이번 조사로 고연령층이 주로 소비하는 콘텐츠가 뉴스나 자료·정보 조사라는 점이 확인됐다. 최근 유력 정치인들의 잇단 유튜브 채널 개설과 단체 카톡 방을 통한 유튜브 동영상 공유 등도 이런 현상을 낳은 것으로 풀이된다.
나스미디어의 한 관계자는 “유튜브의 검색기능 활용 여부를 살펴본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어르신들이 유튜브 동영상을 열심히 볼 때 어디에 관심을 두는지가 수치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임진혁기자 liber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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