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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현 "말레이시아 현지공장 등 해외사업 확대"

"요금 年 3,000억…감당 힘들어

이우현 OCI 부회장 작심발언

보조금 없고 탄소배출권도 부담

한화케미칼도 해외로 눈돌려





OCI(010060)·한화케미칼(009830) 등 국내 굴지의 태양광 업체들이 늘어나는 폴리실리콘 수요에도 불구하고 전기요금 압박으로 국내 생산을 줄이거나 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해 수천억원에 달하는 전기료의 점진적 인상을 감당할 수 없는데다 보조금 부재, 탄소배출권 간접세 등에 따른 막대한 비용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분석된다.

26일 이우현(사진) OCI 부회장은 정기 주주총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한해 3,000억원에 달하는 전기료를 감당하기가 힘들다”며 “점진적으로 국내 공장의 문을 닫고 말레이시아 시장으로 옮기는 데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비용 문제로 사업하기 힘들다며 작심발언을 한 것이다. OCI는 지난해 중국의 갑작스러운 태양광 정책 변경과 군산 공장 가스누출 사고 등의 악재로 부진한 한 해를 보냈다.





이 부회장은 연초 기업공개(IR)에 이어 주총에서도 해외 사업장의 실적 반등을 강조했다. 2017년 국내 가동비용 부담을 극복하기 위해 인수한 말레이시아 현지 폴리실리콘 공장 OCIMSB에 대한 1만톤의 생산능력 증설을 비롯해 점진적으로 해외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말레이시아는 정부 차원에서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할 뿐 아니라 전기요금도 한국의 3분의1 수준”이라며 “정부가 전기료를 더 올릴 방침이라 부담이 큰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OCI가 한 해 쓰는 전기료는 3,000억원 수준. 정부가 전기료를 5% 올린다고 가정할 경우 영업이익이 150억원가량 줄어드는 셈이다. 다만 그는 비용절감을 위한 추가 인력 구조조정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 사장은 “고정비용에서 인건비가 부담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하루아침에 국내 사업장의 문을 다 닫고 갈 수는 없고 점진적으로 해외 사업장으로 옮겨가는 것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OCI가 주총 뒤 연 이사회 자리에서 확정된 인사도 비슷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날 OCI 이사회에서는 백우석 부회장을 회장에, 이우현 사장을 부회장에 각각 선임하고 최고운영책임자(COO)인 김택중 사장을 최고경영자(CEO)로 신규 선임하며 전문경영진 체제를 구축했다. 백 회장은 2005년 CEO에 취임한 후 국내 최초로 폴리실리콘 개발과 태양광발전 사업 진출, 매출 3조원 달성 등을 이뤘다. 이 부회장은 현대오일뱅크와 카본블랙 합작사를 설립하고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 각종 카본 사업을 확대하며 기존 석유화학과 카본소재 사업을 활성화했다. 김 사장은 말레이시아 폴리실리콘 사업장인 OCIMSB 사장으로 임명돼 조기에 공장을 가동하며 안정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같은 날 김창범 한화케미칼 대표이사도 정기 주주총회에서 태양광 기초소재인 폴리실리콘 증설에 대해 국내보다 해외 사업장을 택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올해 국내 태양광 시장이 2GW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산 태양광 제품 비중이 확대되는 것을 우려해 한국 시장을 지키기 위한 투자를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화케미칼 계열사인 한화큐셀은 태양광 셀·모듈에서 글로벌 1위 사업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한화케미칼이나 한화큐셀이 태양광사업에 투자하지 않을 경우 중국산이 그 자리를 대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 부회장은 “전기요금이 비싼 국내에 폴리실리콘을 증설할 계획은 없다”며 “증설할 경우 해외 사업장에서 증설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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