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필요성을 공무원이 소명하도록 한 결과 약 31%는 불필요하거나 과도한 것으로 결론이 났다. 정부는 규제입증책임제를 시범 적용해 외국환 거래, 국가계약, 조달 분야 규제 272건 중 83건을 폐지·개선하기로 결정했다고 27일 밝혔다.
규제 입증책임제는 기업이나 민원인이 규제를 폐지하라고 당국을 설득하는 대신 담당 공무원이 해당 규제가 필요한 이유를 입증하도록 하고, 그러지 못하면 규제를 폐지하거나 완화하는 제도다.
민간 전문가 중심의 규제검증 태스크포스(TF)가 외국환 거래, 국가계약, 조달 분야 규제 272건을 검토한 결과 83건(30.5%)은 필요성이 입증되지 않아 폐지 또는 개선하기로 결론이 났다. 저축은행의 해외 송금을 금지하는 규제, 입찰 참가 자격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규제 등 일상에 불편을 주거나 기업의 활동을 제약하는 규제는 폐지된다.
정부는 규제입증책임제를 시범 추진한 결과 규제 필요성을 공무원이 증명하도록 책임을 전환하는 것만으로도 규제 혁파 효과가 크다고 보고 이 제도를 전 부처로 확대한다.
정부는 또 이날 SK하이닉스가 경기도 용인에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기 위해 신청한 산업단지 부지 특별물량 심의를 통과시켰다. 문재인 정부의 첫 수도권 규제 완화 사례다. 앞서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제조공장(FAB) 4개를 건설하기 위해 필요한 약 448만㎡ 규모의 부지를 확보하기 위해 경기도와 용인시를 통해 산업부에 수도권 산업단지 특별물량을 요청했다. 용인과 같은 수도권은 산업단지 입주 물량이 이미 확정돼 있어 대규모 산업단지가 추가로 들어서려면 특별물량을 받아야 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반도체 특화클러스터 조성으로 신규일자리 1만7,000명, 부가가치 약 188조원 창출이 기대된다”며 “2021년 이내 착공이 차질없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2·4분기 안에 국토부 산업입지정책심의위는 해당 부지에 대해 산업단지 지정계획을 고시할 예정이다. 이후 2020년 2·4분기까지 환경·교통·재해 영향 분석, 농지·산지 전용 협의 등 산업단지 계획 승인 신청과 관계 기관 협의가 이뤄진다. 첫 제조공장은 2022년께 착공돼 2024년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간다. 향후 총 4개의 제조공장이 조성되고 국내외 50개 이상의 협력업체도 입주하게 된다. 이번 정부 심의 통과 직후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은 “국내외 50개 이상 장비·소재·부품 협력업체와 함께 클러스터를 조성해 ‘반도체 코리아’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하겠다”며 수도권정비위원회 결정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또한 첫 번째 제조공장 기공 이후 10년에 걸쳐 △상생펀드 조성 △인공지능(AI) 기반 상생협력센터 설립 및 상생 프로그램 추진 △협력사 공동 연구개발(R&D) 등에 1조2,200억원 지원 등의 계획을 차질없이 이행하겠다고 강조했다. /강광우·박효정·빈난새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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