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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대한민국 올해의 중소기업] 강인한 정신력으로 경제혹한 돌파…움트다, 봄

열악한 환경 속 '전우애' 똘똘 뭉쳐

손실 불구하고 독자 기술개발 매진

시련 딛고 안정적인 수익창출 기대





바야흐로 3월의 끝자락이다. 하지만 완연한 봄은 여전히 멀게만 느껴진다. 한껏 움추러든 마음 탓이다.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사상 처음으로 3만 달러를 넘어섰지만 내수 악화로 인해 ‘빛 바랜 성과’라는 지적도 나온다.

겨울만 되풀이되다보니 봄에 대한 기억을 모두 잃은 듯하다. 하지만 계절은 나름의 존재 이유가 있다.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혹한의 겨울도 나름의 의미를 지니고 있을 터, 우리가 미처 인지하지 못할 뿐이다.

전자파 차폐소재를 생산하는 디에이치텍의 겨울도 끝이 보이지 않는 고난의 연속이었다. 각종 스마트기기에 사용되는 전자파 차폐소재는 스마트기기의 슬림화에 따라 두께와의 보이지 않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섬유원단에 각종 금속을 도금해 전자파 차폐성능을 구현해 내지만 완성된 원단의 두께가 습자지 정도에 불과하다. 식품 포장용 랩처럼 생긴 얇고 투명한 원단을 고온의 각기 다른 도금용액에 통과시키면서 금속 피막을 형성시키는 과정이다. 피막의 두께가 균일해야 하지만 열과 압력에 의해 원단에 주름이 가거나 찢어지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도금용액과 관련해 차별화된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었지만 안정된 수율을 확보하기까지 3년여의 시간이 소요됐을 정도다. 고가의 원재료를 사용하는 만큼 불량은 고스란히 손실로 이어졌다.



하지만 기나긴 겨울을 이겨낸 만큼 이들의 봄은 다른 이의 봄보다 훨씬 눈부시다. 진입 장벽이 높은 만큼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보다 값진 열매는 시련을 함께 이겨낸 직원들의 자긍심이다. 기업이 성장하면서 겪을 수 밖에 없는 수많은 성장통을, 이들은 강인한 정신력으로 이겨냈다. 혹독한 겨울을 이겨낸 초목만이 뜨거운 땡볕과 수많은 질병으로부터 자신을 지켜낼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끝이 보이지 않는 불황을 온몸으로 버텨내고 있는 대한민국의 중소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어느새 우리는 조각 볕에 감사할 줄 알게 됐다. 대기업과 비교해 열악한 근무환경만을 탓하던 직원들이 회사에 대한 진한 애정과 동료애로 가득하다. 어려운 시기 자신을 지켜주는 회사라는 울타리 속에서 전우애와 연대의식이 형성되고 있는 셈이다.

역설적이게도 이러한 고난이 기나긴 불황이 존재하는 이유일지도 모른다. 단기간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해온 대한민국 경제가 거목으로 성장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통과의례처럼 말이다. 강인한 정신력과 전우애로 똘똘 뭉친 대한민국 중소기업의 내일이 기대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안광석 서울경제비즈니스 기자 busi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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