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관심을 모은 5세대(5G) 통신 일반 개통 닷새째인 9일. 기대가 컸던 만큼이나 5G 접속 불량이나 롱텀에볼루션(LTE)과 확연한 차이를 못 느낀다는 실망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세부적으로 상대적으로 느린 올리기(업로드) 속도나 초저지연성, 5G와 LTE를 오가는 망 전환 방식 등에 대한 의문도 줄을 잇는다. 서울경제신문이 상용화 초반 자주 등장하는 궁금증과 해답을 정리했다.
9일 서울과 수도권 건물 안팎, 대중교통에서 스마트폰 속도 측정 애플리케이션 ‘벤치비’로 측정한 결과 5G의 다운로드 속도는 LTE의 2.8~13.5배에 달했다. 반면 같은 장소의 5G 업로드 속도는 LTE의 1.3~5.9배로, 대부분 2배를 넘지 못했다. 이론적으로 업·다운로드 모두 5G가 확연히 빨라야 하지만 업로드는 큰 차이가 없었다. 이유는 개통 초반 이동통신사들이 의도적으로 내려받기에 자원을 상당 부분 할애해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각 기지국에서 통신량을 배분할 때 LTE는 업로드도 많은 만큼 30~40%가량을 할당하지만 5G는 초기 스트리밍 등 다운로드 수요가 훨씬 많을 것에 대비했다”며 “기지국이 점차 늘어나면 업로드 속도도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5G의 대표적인 특성으로 꼽히는 초저지연성 역시 5G의 지연속도가 LTE 대비 0.6~0.8배 수준에 그쳤다. 이는 현재 국내 5G 상용화 표준 방식이 애초부터 LTE와 5G망을 융합하는 NSA 방식이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완전한 5G망으로 연결되지 않고 LTE가 끼어있는 만큼, 지연 속도에도 반영되는 것이다. 한 장소에서 LTE와 5G가 수시로 바뀌어 잡히는 현상 역시 이 같은 혼용에서 비롯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5G만 전용으로 하는 SA 방식이 이르면 오는 9월부터 상용화하기 때문에 연말에는 지연 문제나 자주 망이 바뀌는 부분도 해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5G가 직진성이 강하기 때문에 촘촘하게 기지국을 더 늘리기 전까지는 방향이 조금만 바뀌어도 5G에서 LTE로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잦은 망 바뀜 현상은 배터리 소모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통신이 잘 안 터지는 산속에서 배터리 소모가 빠르듯, 우리가 보지 않는 사이에도 기기가 네트워크를 찾느라 분주히 움직이면 에너지를 많이 쓰는 이치다. 다만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배터리를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는 솔루션도 각 이통사가 개발했기 때문에 우려할 정도로 배터리 소모가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용자들이 가장 궁금한 부분은 여전히 언제쯤 속 시원히 5G를 이용할 수 있는 지다. 업계는 상반기 정도면 서울과 수도권에서, 연내 전국 주요 도시에서 원활히 5G를 쓸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LG유플러스는 “상반기 내 수도권 건물 안까지 품질을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KT는 연말에는 지하철까지 5G망을 완벽히 구축하고, SK텔레콤도 연내 업계 최고 수준 망 구축을 예고했다. LTE도 완벽히 구축되기까지 1~2년이 걸렸듯, 현재 LTE 수준의 5G망이 깔리려면 2021년은 돼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5G 가입자가 집 앞부터 기지국을 먼저 설치해달라고 할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3사 모두 아직은 ‘NO’다. 우선순위에 따라 기지국을 설치하는데다, 지금은 장비 수급도 원활하지 않아 ‘민원 대응’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통 3사가 5G 무제한 요금제를 내놓은 가운데 KT와 LG유플러스 약관에 2일 연속 하루 50~53GB 이상 사용 시 데이터를 제한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기며 논란도 생겼다. 이와 관련 KT는 이날 이용약관을 개정해 데이터 제한 관련 조항을 삭제했다. LG유플러스는 “상업적 악용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라며 “일반 사용자는 무제한으로 데이터를 쓸 수 있다”고 밝혔다. /임진혁기자 liber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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