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066570)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의 1·4분기 영업이익률이 12%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2%의 영업이익률은 LG전자 입장에서 미답의 고지일 뿐 아니라 가전 업계에서는 꿈의 이익률이다. 공기청정기·건조기·스타일러·무선청소기 등 신(新)가전의 돌풍이 역대 최대 영업이익률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LG전자는 지난 5일 발표한 1·4분기 잠정실적에서 매출 14조9,159억원, 영업이익 8,996억원을 각각 올렸다고 밝혔다. 당시 증권가의 컨센선스였던 8,074억원을 뛰어넘은 수치였다. 이날 사업 부문별 성적표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H&A사업본부는 6,480억~6,9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가에서는 특히 H&A사업본부의 영업이익률이 LG전자 사상 최대였던 2017년 1·4분기의 11.4%를 뛰어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13%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예상하는 곳도 있다.
이는 삼성전자는 물론 해외 유수의 가전 업체보다 월등한 수치다. 생활가전과 TV 사업을 하는 삼성전자 CE 부문이 최근에 거둔 가장 높은 분기별 영업이익률은 2016년 2·4분기의 8.9%다. 글로벌 프리미엄 가전의 대표주자인 미국 월풀의 영업이익률은 2016년 6.5%에서 2017년 5.3%, 2018년 1.3%로 갈수록 낮아지는 추세다. 유럽의 프리미엄 가전 업체인 일렉트로룩스의 영업이익률도 2017년 6.1%에서 지난해 4.3%로 하락했다.
올 초 최악의 미세먼지로 공기청정기와 함께 건조기·스타일러·무선청소기 등 신가전의 판매 호조가 LG전자의 1·4분기 실적을 견인했다는 데 이견이 없다. LG전자가 신가전을 내놓으면서 개척한 국내 시장의 규모는 급속히 커지고 있다. 업계는 LG전자의 ‘인버터 히트펌프’ 방식 건조기 출시로 건조기 시장이 2016년 10만대 규모에서 올해 200만대까지 커질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LG전자가 ‘코드제로 A9’을 내놓은 2017년 이후 무선청소기 시장 규모도 70만대에서 올해 140만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의류관리기 시장 규모는 2017년 15만대의 3배인 45만대 수준으로 커질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LG전자 H&A사업본부는 현재 국내 매출 중심인 신가전의 해외판매 비중 또한 늘려가고 있다. 우선 두각을 드러낸 것은 건조기다. LG전자 건조기는 최근 미국 소비자 매체인 컨슈머리포트의 종합평가에서 최상위권을 휩쓸었다. 전기식과 가스식 건조기 상위 24개 제품 가운데 1개를 제외한 모두가 LG전자 제품이었다. 2018년 초 대만·호주·이스라엘 등에 출시한 ‘코드제로 A9’도 순항 중이다. 이들 국가에서 LG 무선청소기의 판매량은 전년 대비 2배로 늘었다. 스타일러 또한 미국·중국·일본·독일·러시아 등 13개 국가에서 판매되고 있다.
LG전자 H&A사업본부는 에어컨 성수기인 2·4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오는 5월 출시되는 ‘LG 시그니처 에어컨’의 역할이다. 냉난방은 물론 가습·제습·공기청정 기능까지 탑재한 이 제품은 1,000만원 이상에 팔릴 것으로 예상된다. 에어컨이 시장 성수기를 맞아 이러한 프리미엄 제품과 함께 매출을 이끌 가능성도 거론된다. 송대현 LG전자 H&A사업본부장 사장은 “LG의 생활가전 사업 수익률이 꾸준히 유지되는 것은 초프리미엄 제품의 낙수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LG전자는 올해 ‘LG 홈브루’ 등 신가전 라인업 추가도 앞두고 있다. 이와 관련해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제맥주 제조기 등 뉴라이프 가전 신제품들은 신규 수요 창출, 브랜드 강화, 레거시 가전과의 시너지 창출로 LG전자의 수익과 기업가치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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