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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이슈&] 中 반도체, 美 견제에 유럽기업 입질

■中 M&A 전략 바뀌나

美 관련사 대신 유럽 기업에 입질

5G·전장 등 신산업으로 눈돌려

中, 지재권·독과점 이슈 등 피해

기술력 향상 방안 마련 집중할듯

미국의 반도체 장비 수출 금지 조치로 사업 철수설까지 난 중국의 D램 업체 푸젠진화 모습. /서울경제DB






요즘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계는 매물 풍년이다. 업계 3위 글로벌파운드리, 8위 매그나칩반도체가 시장에 나왔다. 메모리 특수가 수그러들면서 비메모리 업체의 몸값이 뜬 탓이다. 이참에 기업을 넘기려는 시도가 생길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인수 후보자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업계 1~2위인 대만의 TSMC, 삼성전자가 이들을 사는 그림은 기대하기 어렵다. 모두 10㎚ 이하 미세공정 경쟁에서 낙오한 업체들이기 때문이다. 결국 후발인 중국 업체를 빼면 인수 여력이 있는 곳이 거의 없다 해도 무방하다. 그런데도 중국 파운드리 업체 SMIC 등은 인수 후보자로 잘 거론조차 되지 않는다. 반도체 산업을 지키려는 미국의 견제가 노골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요즘 중국의 굵직굵직한 인수합병(M&A) 시도가 물밑으로 가라앉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인수 업체 리스트만 봐도 예전 같지 않다. 유명 대기업보다는 유럽의 알짜 업체로 무게중심이 이동했다. 업계의 한 임원은 “메모리에서 비메모리로, 비메모리 중에서도 5세대(5G)·전장 등 신산업 분야로 중국의 M&A 타깃이 옮겨간 듯한 양상”이라며 “아무래도 주목도가 덜해야 인수 가능성도 높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로키(low key)로 태세전환한 中, M&A 전략 바뀌나=반도체는 중국이 야심 차게 추진 중인 ‘제조 2025’의 척추에 해당한다. 전 세계 반도체의 60%가 소비되는 중국 입장에서는 반도체 자립 없는 기술 패권 경쟁은 언감생심일 수밖에 없다. 한시가 급한 중국의 눈은 당연히 ‘매머드’ 기업으로 향했다. 특히 메모리 기업에 대한 인수 시도는 집요했다. 지난 2015년 칭화유니그룹이 무려 230억달러(25조원)를 들여 마이크론을 사들이려 한 데 이어 웨스턴디지털에 자금을 대는 형태로 샌디스크를 우회 인수하려고도 했다. 이뿐만 아니다. 대만 업체를 인수하려는 시도도 많았다. 칩 제조사인 파워텍·칩모스 등이 그런 예다. 모두 대만 규제 당국의 반대로 좌절됐지만 미국 입김 등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이 때문인지 최근 중국의 M&A 전략에도 변화의 기운이 감지된다. 반도체 굴기에 총대를 멘 기업이 아닌 외곽의 지원 부대 성격이 강한 업체가 직접 인수에 나서는가 하면 미국 외풍을 덜 타는 유럽 기업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최근 중국 업체 윙테크에 인수된 네덜란드 업체 넥스페리아, 칭화유니가 사들인 프랑스 기업 랭상스이 그런 예다. 윙테크는 스마트폰 제조자개발생산(ODM)업체이고 넥스페리아는 삼성전자의 인수설이 났던 NXP에서 분사한 곳이다. 랭상스도 스마트칩 부품 업체다. 모두 기술력을 갖춘 알토란 기업으로 통한다. 반면 명성은 상대적으로 적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이 미국 기업이나 미국과 비즈니스로 밀착된 업체 대신 유럽 기업에 대한 입질에 나서고 있다”며 “큰 기업에 대한 인수 시도로 떠들썩한 행보 대신 특정 분야의 신기술 확보에 주력하는 모양새”라고 짚었다.

◇美의 中 반도체 견제는 계속된다=일각에서는 미중 무역협상 타결이 임박했고 중국의 D램 업체 푸젠진화와 마이크론의 지적 재산권 분쟁도 실타래가 풀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이와는 별개로 ‘미국의 반도체 지키기’는 쉽게 끝나지 않는다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실제 1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반도체 제조장비업체인 미국의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스가 일부 중국 기업과 거래를 중단했다. 앞서 미국이 현재 손보고 있거나 손봤던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 ZTE는 ‘하이실리콘’과 ‘세인칩’이라는 반도체 업체를 계열사로 거느린 공통점이 있다. 특히 화웨이는 “5G모뎀칩을 애플에 제공할 수 있다”며 올리브 가지를 건넸지만 애플에 여기에 응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 미국 정부가 중국이라면 여전히 쌍심지를 켜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인텔과 칭화유니 그룹 간 5G칩 협력 관계 청산, 대만 파운드리 업체 UMC와 푸젠진화 간 양안 합작 관계 청산 등은 ‘중국 반도체’에 겨눈 미국의 칼날이 쉽게 거둬들일 성질의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그런 맥락에서 중국의 로키 행보 역시 상당 기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안기현 반도체산업협회 상무는 “반도체 분야가 워낙 방대하다는 점에서 특정 사례를 통해 중국의 M&A 전략 변화를 언급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중국으로서는 지재권 침해, 독과점 이슈 등을 피해 기술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안 마련에 골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훈기자 s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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