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이 대형 중고차 매매업체인 SK엔카와 손잡고 중고차 할부 시장 수성에 나선다. KB캐피탈이 모바일 플랫폼인 KB차차차를 등에 업고 약진하자 위기감을 느낀 양사가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24일 현대캐피탈은 SK엔카닷컴과 함께 투명하고 합리적인 중고차 시장 조성을 위한 금융상품 및 서비스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협약으로 양사는 투명하고 합리적인 중고차 시장 조성에 힘을 보태고 고객에게 최적화된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해 연내 선보이기로 뜻을 모았다. 현대캐피탈은 SK엔카를 이용하는 고객이 보다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할부금융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특히 SK엔카 중고차 고객을 겨냥해 현대캐피탈이 운영 중인 ‘디지털 자동차금융 신청 시스템’을 적용해 무서류, 무방문으로 중고차 금융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아울러 SK엔카는 중고차 매물 데이터를 활용해 현대캐피탈 고객에게 맞춤형 정보도 제공할 방침이다.
현대캐피탈과 SK엔카가 손을 맞잡은 것은 중고차 시장에서 KB캐피탈이 급성장한 데 따른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KB캐피탈은 올해 초 매물 등록대수가 11만대를 넘어서며 SK엔차를 제치고 국내 최대 중고차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모바일 플랫폼인 KB차차차가 간편한 시세 정보 제공으로 고객을 빨아들인 데 따른 결과다. KB캐피탈은 이를 통해 중고차 할부금융 시장에서도 현대캐피탈의 아성을 넘보고 있다. KB캐피탈의 중고차 금융 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1조3,806억원으로 현대캐피탈(약 1조6,000억원)과의 격차가 2,000억원에 불과하다. KB캐피탈이 2014년 KB금융그룹에 편입될 당시 중고차 금융 자산은 8,000억원 수준이었다.
캐피탈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차 금융 시장은 카드사와 은행이 진출하면서 캐피탈 업체들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면서 “중고차를 선호하는 젊은 층 수요에 발맞춰 중고차 시장을 선점하려는 캐피탈사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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