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청담동 명품 거리에 자리 잡은 ‘미우미우’ 매장 옆 빌딩. 이탈리아 남성 정장 브랜드 ‘보기 밀라노’, 가방 전문 브랜드 ‘제롬 드레이퓌스’가 한국을 철수한 지 2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새로운 브랜드가 들어오지 않아 여전히 휑한 모습 그대로였다. 길 건너편 독일 럭셔리 브랜드 ‘에스까다’ 가 있던 자리 역시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그러나 ‘샤넬’은 새 건물에 입점했고 ‘루이비통’이 들어서는 건물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 등 기존의 강자들은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소비자의 외면을 받은 브랜드가 떠났을 뿐 명품의 위상은 여전하다.
◇반 클리프 앤 아펠 & 막스마라 국내 첫 플래그십 스토어=보기 밀라노와 제롬 드레이퓌스가 떠난 자리에 하이엔드 쥬얼리 브랜드 ‘반 클리프 앤 아펠’이 국내 처음으로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기 위해 준비 중이다. 과거 에스까다 매장에는 중국인들이 가장 선호한다는 막스마라가 럭셔리 콘셉트의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 준비에 한창이다.
반 클리프 앤 아펠은 최근 몇 년 사이 국내에서 급성장 중이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반 클리프 앤 아펠은 올해 초부터 4월 현재까지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130% 늘었다. 이희승 롯데백화점 해외명품 바이어는 “반 클리프 앤 아펠의 베스트 셀러인 네잎클로버 모양의 알함브라 라인이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고 최근에는 혼수시즌이 다가오면서 고가 예물도 많이 구매하고 있다”며 “클래식하고 무난한 예물을 추구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남들과는 다른 색다른 예물을 추구하는 신부들이 반 클리프 앤 아펠을 많이 선택한다”고 말했다.
국내 첫 플래그십 스토어를 여는 막스마라의 대표 아이템인 ‘테디베어 아이콘 코트’는 400만 원이 훌쩍 넘는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클래식한 디자인으로 꾸준한 인기를 구가한다. 막스마라를 수입하는 LF의 자회사 막스코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대비 15% 증가한 460억 원, 당기순손익은 전년대비 83% 성장한 55억 원을 기록했다. 막스마라는 플래그십 매장을 통해 럭셔리 이미지를 한층 부각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막스마라 위켄드’, ‘막스앤코’ 등 브랜드에서 전개하는 모든 하위 브랜드를 한 데 선보인다.
◇샤넬, 끌로에 잇단 오픈으로 다시 활기=조만간 ‘뉴페이스’가 잇따라 등장할 청담동 명품거리는 샤넬, ‘끌로에’ 등 최근 오픈한 명품 브랜드 매장에 힘입어 지난해 8월 때 갔을 때보다 활기를 띠고 있었다. 지난 달 문을 연 샤넬 플래그십 스토어 앞에는 양복을 입은 직원들이 주차장에 도열해 단체로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다. 샤넬의 첫 번째 서울 플래그쉽 부티크인 이 곳은 레디 투 웨어와 핸드백, 슈즈는 물론 향수와 주얼리까지 선보인다. 건너편 연한 아이보리빛으로 외벽 전체를 디자인한 끌로에 매장에도 방문객들이 늘고 있다. 끌로에 관계자는 “하루 5-6팀 정도 방문하고 있으며 중국인과 일본인 관광객들도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1020세대 신흥 명품 등장…젊어진 명품거리=N21과 오프화이트 등 1020세대를 겨냥한 신흥 명품 브랜드도 청담동 명품거리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면서 활기를 북돋우고 있다. 지방시가 있던 자리 건너편 자리에 오픈한 국내 첫 N21 플래그십 스토어는 1층부터 지상 2층까지 총 313㎢의 규모로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서도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N21은 앞으로 5년 안에 18개 매장을 추가로 오픈할 예정이다.
이 두 브랜드의 주가는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올 초 롯데백화점 명품관의 오프화이트 매장에서는 ‘오프화이트 컨버스 척 70’ 제품이 오프라인에서 첫선을 보인 날 이미 오후 3시에 판매가 완료되는 기록을 세웠다.
오프화이트는 미국의 DJ이자 디자이너인 버질 아블로가 2013년에 론칭한 하이엔드 명품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로 설립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브랜드지만 많은 셀럽들이 착용해 인지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며 가격도 높다. 국내에서는 힙합 오디션 프로그램인 ‘쇼미 더 머니’에서 뮤지션들이 선 보이며 ‘20대의 명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오프화이트는 전체 매출의 50% 이상이 20대 이하 고객이다. 업계 관계자는 “나이키 리미티드 에디션이 대히트를 치며 SNS에서 인지도 급상승 이후 컨버스, 반스 등과 협업해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규·허세민기자 exculpate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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