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패널 출하량 11배↑…韓 LCD 벼랑끝

中 BOE 등 생산능력 빠르게 향상

1분기 점유율 3→33% '껑충'

1년새 10배 늘며 韓 제치고 1위

삼성·LGD 등 줄줄이 영업손실

중국의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물량 공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이 1년 만에 대형 LCD 패널 점유율을 10배로 키우면서 LCD 부문 수익을 바탕으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투자 여력을 확보해야 하는 국내 패널 업체들의 부담도 커졌다.

1일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중국 업체들은 1·4분기 60인치 이상 대형 LCD TV 패널 출하량(수량 기준)의 33.9%를 차지했다. 지난해 1·4분기 3.6%에 불과했던 점유율을 1년 만에 10배 가까이 증가시킨 것이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 패널 업체 점유율은 54.8%에서 45.1%로 떨어졌다. 중국 업체들은 대형 LCD 패널 출하량을 17만7,000대에서 224만2,000대로 11.7배 늘렸고 이에 글로벌 출하량도 34.5%나 증가했다.

이는 중국 BOE 10.5세대 공장 B9의 생산능력이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한 탓이다. 지난해 1·4분기 B9에서 양산을 시작한 BOE는 이번 1·4분기에 대형 LCD 패널 수량 기준 점유율을 29%까지 늘리며 세계 최대 공급사가 됐다. IHS마킷은 B9 공장의 대형 LCD 패널 생산규모가 1·4분기 최대 12만장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중국 차이나스타(CSOT)도 1·4분기부터 대형 LCD 패널 양산을 시작했고 폭스콘·샤프의 양산도 올 하반기 예정돼 있다.



LCD 부문에서 중국과의 기술 격차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국내 패널 업체들의 수익성은 큰 타격을 받았다. 지난 3월 이례적인 예상실적 설명자료까지 배포했던 삼성디스플레이의 1·4분기 영업손실 규모는 5,600억원에 달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분기 적자를 낸 것은 2016년 1·4분기 이후 3년 만이다. LG디스플레이(034220) 재무분석차트영역상세보기 역시 1·4분기 영업손실 1,320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LG디스플레이는 OLED 매출 비중을 높이기 위해 서두르고 있지만 여전히 부담이 큰 상황이다. LG디스플레이는 올 3·4분기로 늦춰질 뻔했던 광저우 OLED 생산라인을 애초 일정대로 상반기 가동한다. 이를 통해 현재 20% 미만인 OLED의 매출 비중을 30% 이상으로 높인다는 전략이다. 하반기에는 자동차용 OLED를 탑재한 완성차가 출시되고 투명 OLED가 상용화되는 등 다양한 OLED 포트폴리오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서동희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 전무는 “올해는 OLED 사업으로 구조적 전환하는 과정에서 인내를 필요로 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본다”며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과거 삼성디스플레이가 시장의 97%를 점유하고 있던 스마트폰용 플렉서블 OLED 시장에서 중국의 추격도 거세다. 시장조사업체 스톤파트너스에 따르면 지난해 1·4분기 0.1%에 불과했던 BOE의 스마트폰용 플렉서블 OLED 점유율은 올 1·4분기 9.4%로 뛰었다. 그러나 스마트폰 고객사를 단기간에 다변화하기가 쉽지 않은 만큼 삼성디스플레이는 대형 QD-OLED 패널 양산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효정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