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2년4개월만에 1,170원을 넘어선데 이어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미사일) 발사 여파로 1,200원대로 올라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4일 북한이 오전 9시 6분경부터 9시 27분경까지 강원도 원산 호도반도 일대에서 북동쪽 방향으로 ‘단거리 발사체’ 수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말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2개월여 만에 이뤄진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는 최근 대북 압박 유지를 강조하는 미국의 기조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는 지난달 17일 ‘신형 전술유도무기’ 이후 17일 만이다. 이번에 발사한 기종이 미사일이라면 2017년 11월 29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발사 이후 1년 5개월여 만이다.
글로벌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높은 상황에서 이날 북한이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함에 따라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원화가치 하락을 부채질 할 수 밖에 없다. 이미 마이너스 성장률 쇼크에다 수출, 투자, 소비 부진 등으로 인한 한국경제에 대한 불신, 글로벌 달러 강세가 맞물리면서 원화 값은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는 모습이다. 지난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2원30전 오른 1,168.0원에 거래를 시작해 장중 1,170원대를 오가며 공방을 벌이다 정확히 1,170원에서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1,170원대는 2017년 1월 19일 이후 처음이다.
일차적으로 ‘금리인하는 없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RB) 선언에 따라 글로벌 자금이 달러화로 유입됐고 안전자산 선호심리까지 부각되며 달러 사자 주문이 몰렸다. 다만 전문가들은 강한 미국 경제와 약한 한국경제를 환율 상승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국 경제는 유례없는 호황을 기록하며 지난 1·4분기 3.2%(연율)상승한 반면 한국은 -0.3%(전분기대비) 역성장하면서 한국 경제에 대한 신뢰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최근 수출이 5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경상수지 흑자가 축소된 것도 실물부문을 통한 달러 공급 감소로 이어지면서 원화 값을 끌어내리고 있다.
특히 지난달 중순 이후부터 최근까지 환율은 30~40원 넘게 뛰면서 세계 주요국과 비교해도 상승 폭(통화 가치 하락 폭)이 가장 큰 편이다. 경기가 나빠질 것을 반영해 통화 가치도 약세를 보이는 것이다. 도이체방크는 “한국 경제에 대한 신뢰가 없다”면서 단기적으로 1,200원 선까지 도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세종=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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