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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진출 한국기업 53% ""한일관계 나빠져 사업 악영향"

한국 제품을 일본에서 판매하는 일본 법인 A사는 최근 ‘한국산’이라는 문구를 빼버렸다. 일본 소비자들이 한국 제품이라는 사실을 알고 집었던 물건을 내려놓는 모습을 보면서 일본에서 한국산 제품에 대한 인식 변화를 체감했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얼마 전까지 K팝 중심의 한류 바람으로 한국산을 적극 홍보하던 때를 생각하면 격세지감”이라고 토로했다.

26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한일 관계가 악화하면서 일본에서 사업을 하는 한국 기업의 53.1%가 부정적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기업이 겪고 있는 어려움으로는 신규 거래처 및 신사업 발굴 곤란(37.3%)이 가장 많았고 일본 소비자의 한국산 제품 인식 악화(28.8%), 증빙서류 강화 등 일본 정부의 재량 권한 엄격화(15.3%)가 뒤를 이었다. 전경련은 주일 한국기업연합회 회원 202개사를 대상으로 지난 4월17일부터 5월14일까지 설문조사한 뒤 64개 기업의 답변을 받아 분석했다.

대표적으로 물류업을 하는 B사는 통관에 필요한 서류를 추가로 요구하거나 절차가 지연되는 경우가 부쩍 늘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일본 판매법인 C사는 최근 입찰 경쟁에서 자꾸 탈락하고 있다. 공개입찰에서도 같은 가격이면 다른 나라 제품이 선택된다는 인상을 받는다고 한다.

특히 이들 기업의 31.2%는 매출이 감소했다고 답했다. 20% 이내의 매출 감소를 겪는 기업이 85%로 가장 많았고 매출이 21~40% 감소했다는 기업도 10%나 됐다.

기업들은 한일 관계 냉각기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응답 기업의 26.6%는 한일 관계가 악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개선될 것이라는 응답은 20.3%였다.



양국 관계가 개선되려면 2년 이상 걸릴 것이라는 답변이 46%로 절반에 가까웠다. 1~2년 내 개선을 예상한 기업은 42.9%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응답 기업의 3분의2는 양국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엄치성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한일 관계 악화에 따른 피해 우려가 현실화됐다”며 “이럴 때일수록 경제계 차원의 교류도 적극 확대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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