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소비자들의 체감경기가 반년 만에 악화 추세로 돌아섰다. 또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소비자가 낙관적으로 보는 사람보다 많아져 소비 마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5월 소비자 동향조사’를 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7.9로 전달보다 3.7포인트 떨어졌다. CCSI가 전달보다 하락한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이다. CCSI는 100을 밑돌면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소비자들이 낙관적으로 보는 이보다 많다는 뜻이다.
CCSI는 최근 5개월 연속 상승하며 지난달 기준점인 100을 넘었으나 불과 한달만에 다시 100밑으로 떨어졌다.
항목별로 보면 현재경기판단CSI(69)가 5포인트, 향후경기전망 CSI(75)는 6포인트, 생활형편전망 CSI(92)는 3포인트 떨어졌다. 생활형편과 가계수입, 소비지출과 관련한 항목들도 소폭 하락했다. 다만, 주택가격전망 CSI는 93으로 한달 전보다 6포인트 올랐다. 앞으로 주택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보는 소비자들이 감소했다는 얘기다. 한은 관계자는 “강남권 주요 아파트 단지의 실거래 가격이 지난해 최고 수준에 근접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수출, 투자 절벽에 이어 소비부진조짐까지 보이자 자본시장연구원은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이 2.2%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국내외 연구기관의 전망치(2.3~2.5%)보다도 낮은 수치다. 연구원은 “올해 한국 경제의 성장률은 향후 무역분쟁이 격화될 경우 2.0%, 연내에 협상이 타결되면 2.3%로 전망한다”면서 “불확실성이 매우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원은 이달 31일 예정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인하를 요구하는 소수 의견이 나올 가능성도 크다고 전망했다. 백인석 연구위원은 “이번에 소수의견이 나오면 금리 인하가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금통위 내 비둘기파인 조동철 위원이 “저물가에 대응한 정책이 필하다”고 언급한데다 최근 국내외 연구기관들의 성장률 전망 하향으로 ‘비둘기파’의 입지가 커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박형윤·/신한나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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