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 등으로 ‘안전 자산’인 채권 투자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이 해외 채권으로도 투자의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에 올 들어 국내에서 매수한 해외 채권 금액이 지난해보다 100억달러(약 11조8,000억원) 이상 급증했다. 해외 채권이 금리가 상대적으로 더 높고 원화 약세로 추가 수익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5월 해외 채권(국채·회사채 포함) 매수금액은 294억2,500만달러(약 34조8,00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89억6,800만달러(약 22조4,500억원)보다 100억달러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특히 그 중에도 달러 채권에 대한 관심은 더 높아 올해 매수한 미국 채권은 51억9,800만달러(약 6조1,500억원)에 달한다.
공모펀드를 이용한 해외 채권 투자도 활발한데 올해 연초 이후 해외채권형 펀드로 유입된 자금(6월 13일 기준)은 1조4,369억원에 달한다. 개별 상품 중에서는 ‘하나UBSPIMCO글로벌인컴혼합자산자투자신탁(H)[재간접형]’이 5,236억원 순유입돼 설정액이 가장 많이 늘었고 1,234억원이 들어온 ‘ABLPIMCO글로벌투자등급자투자신탁[채권_재간접형](H)(운용)’은 그 다음을 이었다.
해외 채권은 국내 채권에 비해 금리가 높다. 가령 미 국채 10년물의 경우 최근 하락세가 이어지며 최근 2%대를 보이고 있는데 한국 국고채 10년물 이보다 더 낮은 1.6% 수준을 보이고 있다.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도 해외형이 국내형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올 연초 이후 해외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은 5.90%로 같은 기간 국내 채권형이 보인 1.52%보다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해외 채권형 펀드의 개별 상품 중에서는 ‘미래에셋미국달러우량회사채증권자투자신탁 1(UH)(채권)종류C-P2e’가 연초 이후 14.80%로 가장 높았다. ‘삼성누버거버먼이머징국공채플러스증권자투자신탁UH[채권-재간접형]Cpe(퇴직연금)’도 14.18%의 수익률로 높은 성과를 기록 중이다.
또 원화 약세장에 따라 환 헤지를 하지 않은 투자로 달 러 강세의 수혜를 크게 누린 측면도 해외 채권 매수 수요를 높였다는 분석도 많다.
업계에서는 해외 채권 투자 수요는 당분간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채권에 대한 관심은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보이며 특히 우량 등급의 미국 국채 등에 대한 수요는 계속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하반기 달러 환율의 추이를 봐야 하며 금리 인하 등으로 달러 약세가 나타날 때 저가매수를 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고 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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