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004800)이 세계최대 종합석유화학 기업인 사우디 아람코와 탄소섬유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지난해 지주회사 출범 이후 효성 그룹의 글로벌 경영 행보에 한층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아민 알나세르 사우디 아람코 최고경영자(CEO)와 탄소섬유 공장 설립 검토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효성과 아람코는 이번 MOU를 통해 탄소섬유 생산 기술 개발 및 적용에 대해 협력을 강화한다. 또 향후 사우디나 한국 등에 탄소섬유 공장을 신설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효성이 개발한 첨단신소재인 폴리케톤과 PPDH와 같은 화학분야 외에 에너지저장장치(ESS), 송·배전 그리드 등 전력분야에서도 상호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번에 효성과 아람코가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탄소섬유는 철에 비해 무게는 4분의1 수준에 불과하지만 강도는 10배 이상이다. 효성이 지난 2011년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독자 개발에 성공했으며 2013년부터 전북 전주에 연산 2,000톤 규모의 탄소섬유 공장을 건립해 운영하고 있다. 올 2월부터는 전주 공장 부지에 연산 2,000톤 규모의 탄소섬유 공장을 추가 증설하고 있다.
탄소섬유는 수소 에너지의 안전한 저장과 수송·이용에 반드시 필요한 핵심소재로 향후 ‘수소 사회’가 도래할 경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벼우면서도 일반 공기보다 수백배의 고압을 견뎌야 하는 수소연료탱크 특성상 탄소섬유가 필요하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조 회장은 “아람코의 경영 노하우와 효성의 독자적인 기술이 합해져 앞으로 탄소섬유를 비롯한 미래 신사업이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방한 관련 공식 오찬에도 참석하는 등 사우디와의 사업 확대 방안도 검토 중이다.
효성과 아람코와의 인연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조 회장은 3월에도 아람코와 화학, 첨단소재 및 수소 관련 사업 협력을 위해 포괄적 MOU를 체결한 바 있다. 당시 아흐메드 알사디 아람코 수석 부회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이 전주의 탄소섬유 공장을 방문해 탄소섬유 생산라인을 꼼꼼히 체크하면서 효성의 차별화된 기술력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며 신뢰감을 나타냈다. 아람코는 자동차·신재생에너지 부문 등에서 신규사업을 검토하면서 탄소섬유를 비롯한 첨단소재 부문에서 독자적인 기술력을 확보해 온 효성과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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