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들어서도 지지부진한 증시 상황과 달리 기업공개(IPO) 시장은 한여름 무더위처럼 달아오르고 있다. 갈 곳 잃은 투자금이 쏠리며 역대급 흥행 실적을 기록하는 공모시장의 온기가 증시 전반으로 확대될지 주목된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코스닥 시장에 상장 예정인 플리토와 세틀뱅크가 연이어 희망공모밴드 상단을 뚫고 공모가를 확정하는 등 흥행몰이에 나서고 있다. 국내 1호 사업모델 특례상장을 앞둔 플리토는 1만9,000~2만3,000원의 예상범위를 뛰어넘어 2만6,000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지난 1~2일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는 총 1,272개 기관이 참여해 올해 IPO 기업 중 가장 높은 1,133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총 공모금액은 383억원, 상장 후 시가총액은 공모가 기준 1,344억원 수준이다.
세틀뱅크의 수요예측에는 총 1,310곳의 기관이 참여해 1,122대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공모가도 5만5,000원으로 희망밴드(4만4,000~4만9,000원)를 크게 웃돌았다. 공모주 청약 경쟁률은 309.6 대1로 집계됐고, 청약증거금은 2조4,600억원이나 몰렸다.
두 곳 모두 성장성이 유망한 곳이다. 플리토는 국내 유일의 언어 빅데이터 서비스 제공 기업이다. 기계번역기, 인공지능(AI) 스피커, 자율주행차 등 미래 시장의 핵심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세틀뱅크는 2000년 설립된 핀테크 기업으로, 국내 간편현금결제 시장점유율이 97%에 육박하는 독보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플리토와 세틀뱅크 모두 상장을 발판 삼아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모색 중이다.
/김광수기자 b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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