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 제품의 AS 등을 담당하는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조합이 쟁의행위에 돌입한다. 이들이 파업에 들어갈 경우 에스원에 이어 삼성 계열사 중 임금 및 단체협약 갈등으로 파업에 돌입한 두 번째 사례가 된다. 특히 이달 들어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자칫 ‘에어컨 대란’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삼성전자서비스 노조는 8일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중앙노동위원회가 쟁의행위 조정신청에 대해 ‘조정중지’ 결정을 내렸다”며 “당장 오늘부터 파업에 돌입할 수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노조는 이에 앞서 4~5일 쟁의행위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해 제적인원 2,041명에 찬성 1,731명, 제적대비 찬성률 84.8%로 가결했다.
이들은 오는 10일 복장투쟁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쟁의행위에 들어가기로 했다. 노조의 요구사항을 담은 현수막·피켓 등 선전전시도 이날 시작한다. 13일에는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설립 6주년을 맞아 휴일근무(특근) 거부에 들어갈 계획이다. 노조 내부 회의를 통해 사전에 결정해놓은 쟁의일지에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측은 궁극적으로 파업을 목표로 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노조 관계자는 “쟁의행위 찬반투표는 파업하려고 하는 것”이라면서 “노조원들이 파업에 동의하는 게 아니면 그렇게 높은 찬성률이 나올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삼성전자서비스 노조는 홈페이지에서 파업과 관련, “사용자는 자신의 재산상의 손해 앞에서만 비로소 노동자들의 요구에 귀를 기울인다”며 “재산상의 손해를 전제로 한 파업만이 약자로서 노동자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유일한 수단”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지금까지 삼성 계열사 중 임단협 갈등으로 파업을 진행한 곳은 에스원이 유일하다. 지난해까지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사 소속이었던 이들이 올해 1월1일자로 삼성전자서비스 본사 소속이 되면서 파업에 돌입할 경우 삼성 계열사 내 두 번째 사례가 되는 셈이다.
특히 본격적인 폭염 시즌이 시작되면서 에어컨 대란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삼성전자서비스는 지난주 말 수도권에서 올 들어 첫 폭염 경보가 발령된 것을 계기로 이번주부터 사실상 ‘하절기 현장 비상체제’를 가동한 상태다. 현장 서비스 경험이 있는 사무직까지 고객 대응을 위해 차출되는 상황에서 서비스 기사들이 파업에 나설 경우 에어컨 수리 대란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서비스 측은 “쟁의 과정에서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는 예단하기 어렵다”면서도 “회사는 진정성 있는 자세로 노조와 대화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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