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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얼한 맛에 中독된 韓

사천지방 대표 향신료 '마라'

활용한 치킨·족발 인기몰이

중국산 맥주·백주도 성장세

대한민국이 14억 중국 인구가 즐겨 먹고 마시는 ‘차이나푸드’의 매력에 푹 빠졌다. 중국 사천지방의 대표 향신료인 마라를 활용해 만든 안주는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중국 대표 술인 백주는 최근 8년 새 5배 넘게 수입량이 늘며 폭풍 성장 중이다. 여기에 편의점 진열대의 한복판을 꿰찬 중국 맥주는 잇따라 신제품을 내놓으며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해외여행 증가와 TV 예능프로그램의 ‘먹방’ 열풍 등으로 중국 현지식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든데다 경기불황으로 매운 맛을 찾는 소비심리의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중국 향신료 마라가 중독성 있는 매운 맛으로 인기를 끌면서 편의점 스테디셀러의 공식도 바꿔놓고 있다. CU가 지난 3월 출시한 마라족발은 장충동 머릿 고기 등 기존 편의점 냉장안주의 터줏대감들을 밀어내고 한 달 반 만에 냉장안주 부문 매출 1위에 올랐다. 세븐일레븐이 5월 선보인 마라 간편식 시리즈는 지난달 12~18일 매출이 출시 시점(5월 29일~6월 4일)과 비교해 35.6%나 급증했다. CU 신선식품팀 관계자는 “마라는 요즘 식품·외식업계 모두 가장 관심을 갖는 아이템”이라며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마라와 관련된 신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맞춰 풀무원은 지난 2일 ‘포기하지 마라탕면’을 출시했고, 롯데제과는 4일 업계 최초로 ‘도리토스 마라맛’ 스낵을 선보였다.

외식업계에서도 차이나푸드의 인기는 뜨겁다. bhc가 4월 출시한 마라칸치킨은 두 달 만에 20만개 넘게 팔려나갔고, 정통사천요리 전문점 시추안하우스는 마라 열풍에 힘입어 최근 판교에 이어 서울 강남에도 추가로 매장을 열 계획이다.

집에서 직접 요리를 만들어 먹는 수요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이커머스 위메프에 따르면 올 1~5월 마라와 야채, 고기 등을 함께 넣고 끓이는 마라탕 재료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6배 이상 급증했고, 마라를 넣고 볶는 마라샹궈 재료도 41배 넘게 판매가 늘어났다. 중국식 당면의 한 종류인 분모자도 판매가 처음 시작된 2월 대비 5월 매출이 211%나 증가했다.



차이나푸드의 인기는 애주가들의 입맛까지 바꿔놓고 있다. CU가 최근 5년간 국가별 맥주 매출비중을 분석한 결과 전통 강자인 일본 맥주가 저무는 대신 중국 맥주가 급부상했다. 아사히를 비롯한 일본 맥주의 매출비중은 2014년 38.1%에서 올 1~5월 27.5%로 급감한 반면 칭따오를 앞세운 중국 맥주는 같은 기간 4.9%에서 10.2%로 두 배 넘게 늘면서 순위도 7위에서 3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여기에 최근 일본산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일부 편의점에서는 칭따오가 아사히를 밀어내고 수입맥주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중국을 대표하는 술인 백주 시장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1년 관세청 통관액 기준 25억원이던 국내 백주시장은 연 평균 22.5%의 성장을 이어가며 지난해 130억원 규모까지 성장했다. 중국 8대 명주로 유명한 양하대곡은 2016년 10월 국내 출시된 이래 마라와 훠궈 열풍을 타고 빠르게 판매처를 넓혀가며 매년 2배 넘는 성장을 기록 중이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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