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 7일 방일한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일본 메가뱅크(초대형은행)를 방문해 한일 정부 간 갈등이 민간으로 확산하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아사히TV는 이 부회장이 일본 대형은행과의 협의에서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문제보다 광복절 이전에 한국 내에서 일본제품의 불매운동과 반일시위 등이 확산해 한일관계가 악화하는 점이 우려된다”고 발언했다고 참석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 부회장이 일본 대형은행을 방문한 이유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은행은 일본 정부의 이번 수출규제와 큰 관련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은행이 일본 기업들의 돈줄을 쥐고 있는 만큼 이를 통해 수출규제 문제를 풀어보려 하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본계 자금 이탈을 막고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라는 시각도 있다.
아사히TV는 이 부회장이 한일 갈등 확산으로 일본 내 다른 소재·부품 공급망까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한일 갈등이 민간으로 확산할 경우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수출 규제 이상으로 경제제재가 강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일관계 악화에 삼성이 위기감을 갖고 대응하는 것”이라고 봤다.
아사히TV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11일까지 일본에 머문 뒤 귀국한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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