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자전거 급행도로 조성하고 차 없는 거리 확대

박원순 시장, 서울 교통체계 ‘자전거·보행 우선’ 계획 밝혀

중남미를 순방 중인 박원순(오른쪽) 서울시장이 14일(현지시간) 콜림바이 보고카의 ‘시클로비아’ 현장에서 보고타 시민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시

박원순 서울시장이 차량 우선인 서울 교통체계를 ‘자전거·보행 우선’으로 뜯어고칠 마스터플랜을 발표했다.

중남미를 순방 중인 박 시장은 14일(현지시간) 콜롬비아 보고타 시클로비아 현장을 찾아 “서울을 사통팔달로 연결하는 ‘자전거 하이웨이’(CRT)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박 시장이 말한 자전거 하이웨이, CRT는 ‘간선 급행 자전거 체계’ 정도로 해석된다. 보고타의 시클로비아는 사이클(ciclo)과 길(via)을 합친 단어로 1982년부터 국경일과 일요일마다 보고타 주요 간선도로의 차량 통행을 막고 자전거와 도보 통행로로 만든다.

박 시장은 “기존의 자전거 도로망이 차도 옆 일부 공간을 할애하는 불안한 더부살이 형태였다”며 “CRT는 차량, 보행자와 물리적으로 분리돼 자전거만을 위한 별도의 전용도로 시설이라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까지 자전거 간선망은 한강 자전거 길을 중심으로 한 동서축에 의존했다”며 “앞으로 남북축을 더해 막힘이 없는 자전거 도로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자전거 도로 정비와 함께 ‘차 없는 거리’를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차 없는 거리는 그 동안 일개 도로 위주의 선(線) 단위 방식이었다면 앞으로는 면(面) 단위로 확대한다. 관광객·쇼핑객의 보행 수요가 많은 이태원 관광특구나 남대문 전통시장 등을 ‘차 없는 지역’으로 운영한다는 것이다. 또 잠수교와 광진교 등 한강 다리는 정기적으로 ‘차 없는 다리’로 운영할 예정이다.

박 시장은 “보고타 시클로비아에서 확인한 것처럼 자전거가 중심이 되는, 사람이 중심이 되는 교통은 전 세계의 큰 비전이고 방향”이라며 “사람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 이렇게 확실한데 머뭇거릴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김정욱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