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과 고물가에 편의점 도시락으로 한 끼를 해결하려는 5060 세대가 늘고 있다. 물가상승의 여파로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문화가 전 세대로 확산하면서 그동안 20~30대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편의점 도시락이 장년층의 대용식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2일 BGF리테일(282330)이 운영하는 편의점 CU가 최근 5년간 도시락의 연령대별 매출비중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5060 세대의 비중은 2014년 11%에서 올해 상반기 14.6%로 3.6%포인트 증가했다. 50대와 60대 이상 소비자를 나눠 살펴보면 50대의 매출 비중은 2014년 9.9%에서 편의점 도시락 붐이 일기 시작한 2015년부터 10.7%로 상승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는 12%까지 증가했다. 60대 이상은 2014년 1.1% 수준에서 올해 2.6%로 5년 전보다 2배 이상 상승했다. 반면 그동안 편의점 도시락 매출을 이끌던 2030 세대의 비중은 5년 전 63.1%에서 올해 55.8%로 7.3%포인트나 줄어들었다. 세븐일레븐도 50대 이상 매출 구성비가 2014년 19.7%에서 올해 상반기 24.1%로 증가했다. 실제 매출도 증가하면서 GS25의 경우 지난해 5060 장년층의 도시락 매출이 전년 대비 32.5% 증가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만 24.6%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점업계는 2013년 1,500억원에 불과했던 도시락 시장규모가 지난해 6,500억원 수준으로 커지자 장년층 고객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CU는 최근 5060 세대 소비자를 타깃으로 한 보양식 콘셉트의 프리미엄 도시락 ‘기력충전 정식’을 선보였다. 소불고기와 훈제오리 등 스태미나 음식들로 구성하고, 밥도 소비자의 기호에 맞춰 병아리콩·귀리·렌틸콩 등 슈퍼곡물을 넣고 지은 잡곡밥으로 영양가를 높였다. GS25는 어르신들의 입맛을 고려해 나트륨을 낮춘 도시락을, 세븐일레븐은 저염 샐러드 도시락 라인업을 확대하고 고급 재료를 활용한 프리미엄 도시락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김준휘 BGF리테일 간편식품팀 MD는 “최근 도심 편의점에서는 어르신들이 도시락을 드시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을 정도로 이제 편의점 도시락이 전 세대에 걸쳐 사랑받는 아이템이 됐다”면서 “소비 변화에 맞춰 차별화된 도시락들을 지속 개발해 새로운 모멘텀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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