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민 3명으로 시작했던 마을기업이 이제는 지역경제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동네 어르신들에게 일거리도 드리고 주민들 간 사이도 좋아지고 있어요.”
전북 완주군 비봉면에 있는 마을기업 ‘비봉우리콩두부영농조합법인’ 관계자들은 설립 이후 경제적으로는 물론 정서적으로도 지역주민들 간 유대감이 훨씬 커졌다며 엄지를 치켜 세웠다. 이 조합법인은 지난 7월 행정안전부가 개최한 ‘전국 우수마을기업 경진대회’에서 마을화합 등의 성과를 인정받아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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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봉우리콩두부영농조합법인은 지난 2013년 설립해 두부와 콩물·쌈무·즉석찌개류 등 가공식품을 생산·판매하고, 두부만들기·농산물 수확 등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설립 당시 인력은 3명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10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설립 첫해인 2013년 1억3,000만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3억원을 넘었다. 특히 생산제품의 모든 원료를 지역 내에서 재배된 농산물을 활용해 직·간접적으로 지역주민 소득증대에 기여하고 있다. 2013년 매입한 지역 농산물은 2,200만원이었으며 지난해에는 1억9,300만원어치를 구입했다. 조한승 비봉우리콩두부 대표는 “마을기업을 시작했을 때 걱정이 많았는데 완주군과 행안부 등에서 도움을 주고 있어 이제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듯하다”며 “마을주민의 일자리 창출과 함께 마을주민들이 함께 어울려 일하다 보니 화합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르신들의 오랜 경험과 청년들의 아이디어가 합쳐지면 발전 속도도 빨라질 수 있는 만큼 젊은이들의 참여가 절실하다”고 청년들의 관심을 당부했다.
마을기업 사업은 행안부가 지역 일자리 창출과 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지난 2011년 도입했다. 광역 시·도와 기초자치단체 시·군·구에서 설립 목적 등을 바탕으로 검토한 후 마을기업을 지정한다. 마을기업으로 지정되면 정부는 3년간 최대 1억원을 지원하고 대형마트와 온라인마켓 등에 진출할 수 있는 판로도 지원한다. 마을기업 사업은 매년 성장세를 거듭하면서 지역 일자리 창출과 새로운 문화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현재 전국에 1,592곳의 마을기업이 운영되고 있으며, 지난해 1만9,261명의 고용창출과 1,645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특히 마을기업 활동과 수익금을 활용한 직간접적인 지역사회 공헌 규모가 172억원에 달해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자활기업 등과 함께 사회적경제의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했다.
다만 마을기업은 다른 사회적경제 조직과 달리 법적 근거가 없어 체계적인 정책 수립이 어렵고, 안정적 운영을 위한 육성 지원책 마련이 부족해 법 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행안부 관계자는 “지침과 조례에 근거해 추진 중인 지원 정책을 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법률 제정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라며 “마을기업의 공익적 가치를 높이고 경제적 자립을 뒷받침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김정욱기자 my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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